중국, 공안 연구소 제재 해제 요구
중, 펜타닐 화학 원료 생산
멕시코, 양대 카르텔 펜타닐 생산, 미국 유통
미 도시 '좀비 거리' 확산..경제 비용, 1조5000억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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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가 펜타닐 위기 대응에 중국의 새로운 협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권 침해에 가담한 혐의가 있는 중국 공안부 법의학연구소에 대한 제재 해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이 문제에 정통한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 WSJ "미국, '좀비 마약' 펜타닐 확산 차단 위해 중국 공안부 법의학연구소 제재 해제 검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펜타닐 퇴치를 위해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새로운 실무그룹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중국 관리들은 공동 마약 단속 협력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이 먼저 법의학연구소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오랜 입장을 고수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 법의학연구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중국 신장 웨이우얼(維吾爾·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에 대한 안면인식 기술 개발 기업 등과 함께 미국 상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의 인권 침해에 대해 강경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미국 내 펜타닐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공동 대응을 위해 중국의 요구 수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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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미국이 중국의 협력을 끌어낼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공안부 법의학연구소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실무그룹 내에서 중국은 마약과의 싸움을 위해 미국과 협력할 계획을 설명하고, 미국은 법의학연구소에 대한 제재를 재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미국 전역에서 오피오이드 재앙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이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이고, 미국 관리들은 펜타닐 차단 노력에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인사는 중국 관리들이 아직 아무런 합의를 하지 않았다며 미·중 협력 방향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대표단 중 누구도 중국 기관에 대한 제재 해제를 제안하거나 이를 고려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블링컨 장관은 서로의 우려 사항을 제기하고 논의할 수 있는 펜타닐 관련 실무그룹 구성에 관해 논의했으며 미국은 중국에서 (멕시코 등 범죄) 카르텔로 펜타닐 전구체 화학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중단시킬 것을 중국에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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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은 중독성이 매우 강한 아편 계열의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로 주로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유입되며 중국은 펜타닐을 불법으로 만들기 위한 화학 원료의 주요 생산국이다.
WSJ은 중국 기업이 전구체로 알려진 N-페닐-4피페리디나민과 같은 화학 물질을 생산해 멕시코 시나로아와 할리스코 등 카르텔로 배송하고, 그 카르텔들은 펜타닐을 생산해 미국에 유통시킨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2018년 12월 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펜타닐 규제를 직접 요구했고, 백악관은 "시 주석이 펜타닐을 규제 약물로 지정
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는 미국에 펜타닐을 판매하는 사람은 중국에서 법정 최고형에 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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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장관은 이달 초 미국 주도로 열린 '합성 마약 대응을 위한 글로벌 연대회의'에서 "18~49세 미국인 사망의 첫 번째 이유는 합성 약물로 특히 펜타닐"이라고 밝혔다.
그 심각성은 약 1만명이 펜타닐 중독으로 좀비 같은 모습으로 거리를 배회하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시의 켄싱턴 거리에서 단적으로 나타난다. 이 같은 모습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나 워싱턴주 시애틀 등에서도 볼 수 있다.
미국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펜타닐에 따른 경제적 비용은 2020년 한해에만 1조5000억달러(192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