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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참여극부터 5시간 복수극까지...연극계 새 도전 ‘봇물’

인공지능 참여극부터 5시간 복수극까지...연극계 새 도전 ‘봇물’

기사승인 2023. 08. 0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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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포스 2.0', 인공지능이 쓴 시 이용...10일 개막
장장 5시간 동안 펼쳐지는 복수극 '이 불안한 집' 초연
줄거리 없이 세 인물 독립된 이야기 담은 창작 신작 '토카타' 첫선
[국립극단]이불안한집_홍보사진 07
국립극단의 연극 '이 불안한 집' 홍보사진./국립극단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시도를 선보이는 연극 작품들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시를 바탕으로 대본을 제작한 연극 '파포스 2.0'를 비롯해 서사가 없이 8개의 짧은 장면들로 구성된 '혁명의 춤', 고대 그리스 비극을 5시간에 걸친 복수극으로 해석한 '이 불안한 집', 세 인물의 독립된 이야기와 춤으로 관계 단절과 고독을 표현한 '토카타' 등이 관객과 만난다.

창작집단 리멘워커가 선보이는 인공지능 시극 '파포스 2.0'은 10∼13일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코트(KOTE)에서 공연한다.

시아는 미디어아트 그룹 슬릿스코프와 카카오브레인이 2021년 개발한 시 쓰는 인공지능으로, 카카오브레인의 인공지능 언어 모델 'KoGPT'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시아가 주어진 시제에 맞춰 시를 생성하면 김제민 연출과 소설가 김태용이 재구성하고 보완해 연극을 위한 대본으로 만들었다. 대본 윤색에는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를 활용했다.

공연 제목인 '파포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조각가 피그말리온과 조각상 갈라테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름으로 인간과 기술의 상생을 상징한다.

지난해 초연한 '파포스'의 후속 작품으로 시아가 시를 쓰는 이유를 찾기 위해 극장을 찾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공연에서 인공지능의 시를 감상하는 것이 주가 됐다면 이번 공연은 관객의 역할이 강조된다. 관객이 직접 인공지능의 시를 낭독할 뿐 아니라 함께 시를 창작하며 주체적으로 참여한다.


연극 파포스 2.0 포스터 리멘워커
연극 '파포스 2.0' 포스터./리멘워커
한국 실험극의 대가 김우옥이 연출하는 연극 '혁명의 춤'은 오는 17일부터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맞는다. 2000년 이후 23년 만에 다시 공연되는 작품이다.

원작은 마이클 커비의 1976년작 희곡으로 반복되는 대사, 소리, 움직임이 등장해 구조주의 연극이라 불린다. 작품은 혁명이 진행 중인 순간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여덟 개의 짧은 장면으로 묘사한다. 여덟 개의 장면은 손전등과 파도소리, 모닥불과 비행기 소리 등 각각의 장면을 대표하는 소리와 '기다려' '여기' 등 짧은 대사로 이뤄진다. 관객은 어느 나라에서 일어나는 혁명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반복되는 대사와 소리로 작품의 구조와 패턴을 파악하게 된다.

국립극단이 첫 선을 보이는 연극 '이 불안한 집'은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아이스킬로스의 그리스 비극 '오레스테이아 3부작'을 영국 극작가 지니 해리스가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2017년 '손님들'로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김정 연출이 그리스 아가멤논 왕가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복수극을 5시간 동안 긴 호흡으로 풀어낸다.

극작가 해리스는 작품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제3의 시공간에 살아가는 정신과 의사 오드리를 등장시킨다. 고대 그리스의 인물들이 시공간을 넘어 오드리의 환자로 등장한다. 작품은 비극을 경험한 인물의 트라우마를 진찰하는 과정에서 복수의 굴레를 끊을 수 있는 것인지 묻는다.


[연극 토카타] 연습 시연 장면 (3)
연극 '토카타'의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는 배우 손숙./신시컴퍼니
배삼식이 극본, 손진책이 연출을 맡은 창작 신작 '토카타'는 19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초연한다. 배우 손숙의 연기 인생 60주년을 기념하는 이 작품의 제목은 '접촉하다'란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온 단어로 '기교가 있고 즉흥적인 건반 음악 장르'를 일컫는다.

손진책 연출은 "주된 서사가 없는 연극이라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그것이 우리 연극의 매력"이라며 "고독에 대한 이야기가 삶에 대한 찬미로 이어지는 과정을 관객이 함께 산책하듯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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