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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수장 프리고진, 비행기 폭발로 사망한듯...푸틴 격추 명령 가능성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 비행기 폭발로 사망한듯...푸틴 격추 명령 가능성

기사승인 2023. 08. 24.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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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항공국 "러 비즈니스 제트기, 추락...10명 전원 사망 추정"
"탑승자 명단에 프리고진"...푸틴, 반란 프리고진 제거 가능성
로이터 "프리고진과 오른팔, 국방부와 회의 후 탑승"
UKRAINE-CRISIS/PRIGOZHIN-AFRICA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1일(현지시간) 아프리카로 추정되는 사막 지역에서 무기를 들고 연설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62)이 폭사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서부 트베리 지역에서 24일(현지시간) 추락해 10명이 사망한 개인 여객기의 탑승자 명단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포함돼 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방공망에 요격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프리고진을 제거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 러 긴급상황부 "비즈니스 제트기 추락...탑승자 10명 전원 사망 추정"...항공교통국 "탑승자 명단에 '예브게니 프리고진'"

타스에 따르면 러시아 긴급상황부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엠브라에르 레가시 600 비즈니스 제트기가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주변에 추락했다"며 "초기 조사 결과 승무원 3명을 포함해 탑승한 10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 항공교통국(Rosaviatsia)은 항공기 추락 사고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며 "탑승자 명단에 따르면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이름과 성이 이 목록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비행기가 추락한 지점은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방향으로 100㎞ 이상 떨어진 지역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 AP "추락기, 바그너그룹 소유 제트기"...로이터 "사고기에 프리고진·'오른팔' 등 러 국방부와 회의 후 탑승"

AP는 항적 추적 데이터를 근거로 바그너그룹 소유로 등록된 비행기가 이날 저녁 모스크바에서 이륙한 지 몇 분 후에 제트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비행장이 근처에 없는 시골 지역에서 비행 신호가 끊어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친바그너그룹의 한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라온 불타는 비행기의 사진에서 바그너그룹 소유 개인 제트기와 일치하는 꼬리 번호 일부를 볼 수 있었고, 엔진 색상과 번호 배치가 이전 바그너그룹의 제트기 사진과 일치했다고 AP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보도를 인용해 해당 비행기에 프리고진뿐만 아니라 그의 '오른팔'로 불리는 드미트리 우트킨도 탑승했으며, 이들 일행이 모스크바에서 국방부 관리들과의 회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RUSSIA-CRASH/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트베리 지역으로 추정되는 위치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로 인해 불타고 있는 비행기 잔해의 모습이 보인다./로이터·연합뉴스
◇ 러 매체 "사고기, 러 방공망에 요격"...프리고진, 실제 탑승 여부 미확인

소셜미디어에는 한쪽 날개가 떨어진 비행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땅을 향해 수직으로 추락하는 모습의 동영상이 게시됐다. 일부 현지 매체에서는 바그너그룹 소유의 비행기가 이륙 후 30분도 안 돼 러시아 방공망에 요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국영 RIA 노보스티통신은 구조 당국이 추락 현장에서 시신 8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이 항공기와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과 관련이 있다는 과거 보도는 있지만 프리고진이 실제 이 사고기에 탑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당국자들도 러시아 매체의 관련 보도나 이 비행기의 추락 원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푸리고진 푸틴
러시아 용병 공급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11년 11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총리에게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AP·연합뉴스
◇ 푸틴, 군사 반란 프리고진 제거 가능성...바이든 대통령 "놀랍지 않아...러, 푸틴 배후 있지 않는 일 별로 없어"

푸틴이 야권 지도자까지 독살·저격하거나 감옥에 보낸 것 등을 감안하면 자신에 대한 군사 반란을 꾀했던 프리고진을 제거했을 가능성이 크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지난 6월 푸틴과의 '복잡한 무도극(dance)'이 전개됐다며 푸틴이 반란으로 수십년 만에 푸틴의 권위에 대한 가장 중대한 도전을 한 프리고진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미국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휴가를 보내고 있는 네바다주 타호 호수에서 "전에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내가 한 말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난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무엇을 탈지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난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배후에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난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바그너
한 작업자가 7월 2일(현지시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 소유 기업이 여러 층을 임대했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씨(Sea)캐피탈(모르스카야 스톨리차) 비즈니스센터의 창문에 부착된 바그너그룹의 로고를 떼어내고 있다./EPA·연합뉴스
◇ 프리고진 반란 사전 인지, 공모설 전 러 항공우주군 총사령관 해임

러시아 국영 매체들이 푸틴이 해임했다고 이날 보도한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의 운명을 보면 푸틴의 이번 사건 관련성이 더 커진다.

수로비킨은 프리고진의 반란과 관련, 최소한 사전에 이를 알고 있었고, 공모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왔다. 이를 증명하듯 한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총지휘했던 그는 바그너그룹의 철수를 촉구하는 동영상 연설을 녹화한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프리고진은 지난 6월 23일 무장 반란을 선언, 그다음 날 오전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주의 군 시설을 장악한 후 하루 만에 별다른 저항 없이 약 1000km를 진격, 모스크바 200km 이내까지 갔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자신과 바그너그룹 대원들에 대한 처벌 취소와 벨라루스행을 조건으로 24일 저녁 반란을 중단했다.

프리고진은 반란 며칠 후인 6월 29일 모스크바에서 푸틴을 만났다고 크렘린궁이 전하기도 했다. 프리고진은 21일엔 텔레그램을 통해 위장복을 입고 소총을 든 채 아프리카로 보이는 사막에 있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바그너 민간 용병 기업은 모든 대륙에서 러시아를 더욱 위대하게 만들고 아프리카를 더 자유롭게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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