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K그래픽 | 0 | |
|
 | basic_2021 | 0 | |
|
SK그룹이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회사채 등을 활용한 외부 차입에 특히 적극적이다. 그룹 전체로 보면 채권 잔액만 40조원이 넘는다. SK그룹은 신성장동력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 등으로 유동화도 병행하고 있다.
일각에선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그만큼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선제적 투자가 SK그룹을 재계 2위로 끌어올린 바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에너지·화학·정보통신으로 구성된 사업구조에서,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신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장기간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진행됐던 반도체 실적이 회복되고, 배터리 사업의 핵심인 SK온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 재무안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는 3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기존에 발행했던 만기 도래한 채권을 상환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채권 발행이다. 투자형 지주회사인 SK(주)는 바이오, 첨단소재, 그린, 디지털 등에 대한 신규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차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SK그룹 계열사들의 재원 마련의 목적은 대부분 투자다. 그룹 차원에서도 활발히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주권 상장, 전환우선주 발행 등 다양한 창구를 활용하면서다. 그중에서도 안정적 신용도를 바탕으로 한 회사채 발행에는 아직 적극적이다. 비교적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는 40조원을 넘기고 있다.
SK그룹의 확장적 투자는 2018년부터 본격화됐다. 반도체·통신 부문에서는 기존 주력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정유·화학 부문에서는 아예 신사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투자 규모는 점차 커졌다. 2018년 당시 연간 20조원 수준이던 설비투자(CAPEX)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35조원으로 대폭 늘었다.
투자가 늘어나면서 자금 차입 규모도 커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기준 SK그룹계열사들의 합산 순차입금 규모는 87조원(공시 기준)으로, 2017년말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총주식스왑계약, 상환전환우선주 등까지 고려하면 재무 부담은 더 커질 수도 있다.
특히 최근 그룹 수익을 지탱하던 반도체와 석유화학 사업이 업황 악화로 동시에 고전하면서, 재무 부담은 가중됐다. 반도체 부문은 투자 뿐만 아니라 재고 누적 등으로 부담이 커졌고, 화학 부문은 배터리 사업 투자와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차입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에 SK그룹은 비핵심 자산이나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 재무 부담을 조절해 나가고 있다. 최근 SK(주)는 보유하고 있던 쏘카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1462억원을 확보했고, SK하이닉스는 수처리센터를 1조원대에 매각하고 리스하는 방식으로 유동화를 추진했다.
재무부담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시장에선 여전히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SK그룹이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재계 2위까지 올라선 만큼, 성과가 서서히 드러날 시점이 됐다는 시각에서다. 일례로 빈번한 회사채 발행에도 SK그룹 계열사의 채권은 넘치는 수요를 보여주고 있다.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SK이노베이션도 빠졌던 주가를 회복했다.
이에 더해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과 배터리 사업의 흑자 전환 전망이 제기되면서 시장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물적 분할 이후 매 분기 평균 30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SK온은 올해 상반기 손실 폭을 크게 줄였고,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던 반도체와 배터리 부문에서 실적이 회복되면 재무구조도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SK그룹 전반에 대해 "반도체 및 배터리 부문의 수익성 개선 수준과 속도, 영업현금창출력 개선 등을 통한 재무부담 제어에 신용도 방향성이 좌우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SK하이닉스와 SK온의 수익성 회복 전망을 고려할 때 그룹 신용도 변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