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쟁국으로 日떠올라…양국간 기술력 차이 크지 않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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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총 360척 규모의 자율운항솔루션을 수주했다. 이른바 '바다 위 테슬라'로 불리는 자율운항선박은 기본 선박에 최첨단 정보통신(ICT), 스마트기술 등을 적용해 사람의 제어 없이 스스로 운항이 가능한 선박이다.
선박 스스로 최적의 경로와 속도로 운항해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업계 문제로 떠오르는 선원 감소에도 대응이 가능해 신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운항선박 시장 규모는 2022년 68억8000만달러(약 9조1500억원)에서 2027년 94억7000만달러(약 12조6000억원)로, 연평균 약 6%씩 성장할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기술 수준에 따라 크게 1~4단계로 자율운항선박을 분류했다. 레벨 1은 선원의 의사 결정을 보조적으로 지원하는 선박, 레벨 2는 선원이 탑승한 채 원격 제어가 가능한 선박을 말한다. 레벨 3은 선원이 탑승하지 않고도 원격 제어가 가능한 선박, 레벨 4는 선박 스스로 의사 결정이 가능한 완전 자율운항선박이다.
국내 조선사 중 기술 개발에 가장 몰두하는 것은 HD현대다. HD현대는 정기선 사장의 주도 하에 지난 2020년 자율운항 선박 전문 스타트업 아비커스를 출범시켰다. 회사는 현재까지 레벨 2에 해당하는 대형선박용 솔루션 '하이나스 컨트롤'을 상용화해 글로벌 선사로부터 수주를 따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총 70척 규모의 자율운항솔루션을 수주했으며, 이 중 40척 규모가 하이나스 컨트롤이다. 대형 선박 외에도 레저선박용 솔루션 '뉴보트'를 상용화하면서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뉴보트는 이제 1단계가 상용화된 상태"라며 "2025년부터는 국내 도심에서 뉴보트가 적용된 해상택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비커스는 특히 지난해 세계 최초로 하이나스를 탑재한 LNG운반선의 자율운항 대양 횡단에 성공하면서 '무인 선박' 개발 현실화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HD현대는 향후 사람의 도움 없이 기관 작동, 안전 진단이 가능하게끔 AI(인공지능) 기반 기술 개발 및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2030년까지 레벨 4 수준의 스마트십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레벨 3 수준의 해상 실증을 마무리했으며,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들어 독자적으로 개발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SAS)와 스마트십 시스템(SVESSEL)을 탑재한 컨테이너선을 대만까지 운항하며 자율운항기술 실증을 진행했다.
해양강국으로 불리는 일본이 해당 시장에서 주요 경쟁국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국내 조선사들이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해운사 NYK(니폰유센)는 2025년까지 완전자율선박 기술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며, 미쓰이OSK라인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선 완전 자율운항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항해기자재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자율운항에 필요한 전반적인 인지, 판단, 제어 기술을 평가해 보면 한일 간 기술력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