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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병원이송 다행이지만 ‘법 앞의 평등’ 훼손 않길

[사설] 병원이송 다행이지만 ‘법 앞의 평등’ 훼손 않길

기사승인 2023. 09. 1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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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19일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민주당 당직자가 이 대표의 건강을 체크했더니 거의 의식을 잃은 상태여서 긴급히 병원 이송을 결정했다고 한다. 현재 이 대표는 안정을 되찾고 있다니 다행이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될 때쯤 검찰에서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민주당은 아픈 사람 동정은 못할망정 악의적인 시점을 골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감정이 폭발했다. 곧바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더니,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는 집회까지 열었다. 제1야당 민주당이 이재명 개인을 위해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민주당의 행태야말로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이다. 18일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리라는 것은 이미 언론에 수차례 보도된 바 있다. 국정감사 전 본회의가 열리는 날이 18일, 20일, 21일, 25일 나흘밖에 없어, 이 시기를 놓치면 체포동의안 처리가 연말까지 지연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 본인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어서 주변의 만류에도 단식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검찰이 밝힌 혐의는 크게 3가지다. 성남시 백현동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준 혐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으로 하여금 방북비용 800만 달러를 대납하도록 한 혐의, 그리고 2019년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사업가 김모씨에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허위증언을 요구한 혐의다. 대장동 특혜와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은 지난 2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불체포특권 포기를 다시 선언했고, 민주당도 7월 의원총회에서 이를 결의했다. 그런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해지자 이 대표가 돌연 단식에 들어갔던 것이다. 제1야당 대표가 단식을 핑계로 법망을 피해간다면 누가 법을 지키려고 하겠는가? 이 대표와 민주당은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법 앞의 평등'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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