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저는 아닌 건 아니니까 언니로서 이야기 해주고 싶은 게 있었다. 그런 사건이 있고 나서 바로 탱크탑을 입으면 왜 안 되는지 슈한테 설명해줬다. 슈는 자기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운동하는 영상을 찍는 건데, 제가 "탱크탑 입고 운동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니 슈는 "언니는 입잖아'라고 하더라. 난 슈가 그렇게 입었을 때 누군가는 '정신 못차렸다'고 할까봐 그런 것까지 염려가 돼서 그런 잔소리를 했다. 슈는 잔소리를 하는 제가 싫었을 거다.
저는 그 일이 있고 나서 몇 년이 지나도 슈에 대한 이미지 회복은 보여주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슈가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만이 아니라, 꼭 탱크탑 입고 운동하지 않아도 슈의 정신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몸매를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너무 보수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아는 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지, 화려하고 예쁘게 빨리 회복된 것처럼 보여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쓴소리 하고 나서 슈와 좀 멀어졌다.
슈야, 정신을 차려야 돼 우리는. 네 주변에 너를 위한 사람이 있는지 봐, 그게 중요해.
네 귀에 듣기 좋은 소리만 해주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너를 녹이고 있는지도 몰라. 진짜 너가 없어질 수도 있어.
네가 그런 일을 하고, '이제 안하니까'에서 끝나는 게 아니야. 안 하고, 이제 어떻게 살아갈지까지가 중요해. '내가 이제 백화점에서 쇼핑하지 않아요'라는 모습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야.
나는 진짜 SES 노래 하고싶어. 누구보다. 그걸 위해서 네 옆에 있었고, 응원했고, 마지막인데 더 늦기 전에 너를 찾아서 꼭 돌아오길 바란다. 꼭 너로 만나기를 바라. 그래야만 S.E.S 노래를 다시 부를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거야.
내가 지금 너 전화 못받고 문자에 답장 못하는 건 나도 쓴소리 하기 싫어.
하지만 그게 진실이야. 너한테 달콤한 소리 하는 사람들? 나는 그거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거든.
암튼 정신을 꼭 차리자.
S.E.S 노래 나이 들고 부르니 더 좋더라. 유진이, 슈 파트까지 내가 부르는데 '너희도 참 부르고 싶을 텐데, 너희 자리인데' 싶었다.
네가 정신 차려 돌아오면 너는 나보다, 유진이보다 몇 배로 멋있는 사람일 거야. 누구에게나 유혹은 있는데, 그 유혹에 빠졌다가 진짜 자기를 찾는 사람이 진짜 멋있는 사람이다.
나이가 들어서 철이 없는 건 책임감이 없는 거다. 넌 아이들도 있고 엄마잖아.
넌 너를 다시 찾아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어. 그렇게 할 수 있어.
난 너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떠났어.
너 힙업된 거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거든? 네 정신이 업 되어야지.
언제나 S.E.S 때 늘 양보하던 널 기억하고, 내 의견 위주로 항상 따라주던 너한테 미안해서 마지막으로 리더노릇 하고 싶었던 것도 있어.
S.E.S 때는 리더노릇 잘 못했어. 그때 잘했어야 했다는 걸 늦게 깨달았어. 모든 게 다 내 탓이란 생각도 들었어.
널 믿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꼭 돌아오길 바라.
거짓말 할 필요 없는 너의 인생으로.
최근에 슈한테 연락이 왔는데 받지 않았다.
슈를 너무 응원해주고 싶은데 '할 수 있어 화이팅'은 너무 많이 말했다.
그런 말로 슈를 일으키기엔 슈가 너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 가식을 옆에서 돕는 게 싫었다.
가식이 나쁜 가식은 아닌데 잘 해보려고 하는 슈의 노력을 듣고 있지만, 옳은 방법이라 느끼진 않았다.
어떻게 하면 자기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슈는 알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