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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경우 올해 1~3분기를 합친 해외 수주액은 52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2024년 1~4분기 전체 수주액이 52억4000만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4분기를 포함한 전체 수주액은 전년 보다 상승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문제는 내년부터 상황이 더욱 악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해외 사업 중 중동 의존도는 올해 4월 기준 무려 96.3%에 달한다. 이는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과 그에 따른 변수에 발주 감소 등의 취약점이 드러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글로벌 건설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이후 성장 속도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14조5000억 달러) 대비 2.6% 성장한 14조800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2022년에는 13조50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9%의 성장률을 보인 바 있다. 이후 2023년 13조9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 성장, 지난해 전년 대비 2.1% 성장, 올해까지 3년 연속 2%대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이 같은 둔화세는 국내 건설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 역시 2022년 42억6000만 달러, 2023년 72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등락을 거듭하는 중이다.
이 같은 원인 중 하나로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등 불안한 중동 지역의 정세가 꼽힌다. 이에 따라 일부 프로젝트의 진행도 예정대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동지역의 장기간 안정화를 단정할 수 없기에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이 여전히 중동지역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사업의 중동 편중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패키지 공사의 경우 중동지역 특성상 난이도가 있는 도시철도 사업이다. 삼성물산이 장기간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사우디와 신뢰도 형성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역시 해외사업에서도 선별적인 수주 전략을 통한 시장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내년 해외 건설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가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업체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주한 해외사업 내역을 살펴보면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수주한 사업 비중이 매우 크다. 카타르 LNG 수출기지 탱크, 인도 SDN 모듈동 증설공사 등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한 사업의 수주가 많다. 주력시장인 중동 지역에서 수주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한 차원에서 선별 수주를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진행 중인 고압 직류 송전 설비(HVDC) 프로젝트 비롯해 카타르에서 LNG 관련 설비 공사와 전력·담수 설비가 결합된 민자 담수·발전 플랜트 프로젝트 등은 시공능력과 관련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게 수주할 수 없는 사업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이슈이기도 한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관련 수주에서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 카타르의 라스라판과 메사이드 지역에서 총 875MW 발전용량 태양광 발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은 대표적이다. 이후 듀칸에 2000MW 규모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설계·구매·시공(EPC) 실적을 쌓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사업 개발·수행에 나선 상태다.
삼성물산은 앞으로도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고난이도 프로젝트를 선별적으로 수주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다만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에서 매번 분쟁이 있는 만큼 건설사들의 최대 텃밭임에도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SMR(소형모듈원전) 등 미주와 유럽 지역에서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은 물론,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시장에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