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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9·26 주택 공급 대책’ 효과 거두려면

[장용동 칼럼] ‘9·26 주택 공급 대책’ 효과 거두려면

기사승인 2023. 10.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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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집값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가. 정부가 공들여 내놓은 9·26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이 제대로 효험을 발휘, 안정될 것인지 아니면 우상향으로 치달으면서 또 한 번의 홍역(?)이 불가피할 것인지가 국민적 관심이다.

우선 이번 9·26 대책은 3만5000가구 정도의 물량을 추가로 확대하고 조기에 공급한다는 단기적 해소가 초점이지만 덧붙여 사업 여건을 개선하고 주택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한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공공택지의 전매제한 완화나 조기 인허가 인센티브제 도입, 공사비 증액 기준 마련, PF대출 확대와 지원 등이 바로 그 핵심이다.

사실 정부가 아무리 대책을 내놓아도 실제 공급 주체는 민간 주택건설사 및 시행사(디벨로퍼)이고 분양-건설-입주 등을 감안하면 1~2년 내 초단기적으로 공급이 이뤄질 수도 없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번 대책의 포석은 그런대로 잘 짜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구나 주택 가격 상승의 첨병이자 인디케이터 역할을 하는 도심 주택 공급 활성화 역시 제대로 문제를 짚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문제가 되는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공사비 분쟁을 비롯해 악성 과제인 상가-주택 소유자들의 분쟁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 사업 지연을 최소화한다는 점 등은 개입 여부에 따라 공급을 앞당기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비사업의 절차 통합과 소규모 정비사업의 기부채납 및 최대 면적 기준 완화 등의 도심 주택 조기 공급 유도책 역시 시장적 해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9·26대책으로 시장 불안을 씻기에는 여전히 우려가 크다. 특히 향후 시장은 주택 수급적 측면에서 보면 미스 매치 불안이 상존, 시장 교란 여지가 없지 않다. 예컨대 주택시장과 가격, 거래에 예민하게 영향을 미치는 주요인이 금리다. 그런데 이는 우리와 무관하게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서 내년 하반기 금리 피벗(pivot)이 발생한다면 이에 앞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사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고공행진을 하는 지금도 시장 잠재 수요층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급반등하고 있는 미국 주택시장의 수요 증가와 집값 상승과 마찬가지로 중개업소마다 매입 문의가 많아지고 청약경쟁률 역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주택시장이 일시에 달아오르고 서서히 식어가는 주기성을 참작하면 고금리 인하 시점에 더욱 강한 휘발성이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또 항상 주택 문제 촉발의 진원지는 아파트다. 빌라나 오피스텔 등은 시장 끝물에 반응할 뿐 대세에 영향을 별로 미치지 못한다. 서민주택 시장 역시 사업이 크게 지연되고 임직원 사기와 의욕이 크게 떨어져 심각한 상황이나 민간 아파트 시장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더구나 원자재 가격 급등,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시공 원가 급등은 분양가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고 이를 겨냥한 조기 내 집 마련 및 아파트 투자가 고개를 든다면 시장은 재차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미분양이 소화되면서 감소하고 있는 것도 신규 공급 감소 영향보다 조기 투자가 고개를 드는 것으로 이해된다. 여기에 분가 및 교체수요까지 밀려 나오면 가파른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다. 미국 주택시장에서 보듯이 가격 반등세에 탄력이 붙게 되면 금리의 위력까지도 누르게 되는 것이 주택시장이다.

결국 9·26 공급 활성화 대책은 그 자체의 효용성보다 발표 이후 얼마나 치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지속해서 문제 해결에 나서냐가 관건이다. 정부 부처와 해당 지자체 간의 현장 지도가 지속해서 이뤄지고 대안이 제시될 때 공급시스템은 안정화되고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시장이 존재하는데 공급이 제대로 안 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 답은 치밀한 정책이고 현장 작동 메커니즘을 파악해 제2, 제3의 해법을 내놓고 애로를 해소하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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