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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은총재, “가계부채 증가 안 잡히면 금리 인상”

[사설] 한은총재, “가계부채 증가 안 잡히면 금리 인상”

기사승인 2023. 10. 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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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 대책에 대한 질의에 "완화했던 부동산 규제 정책을 다시 타이트(엄격)하게 조이고, 그래도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잡히지 않으면 심각하게 금리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 19일 10월 기준금리를 3.5%로 6차례 연속 동결하던 날도 "1% 금리를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총재는 "금리를 더 올리면 가계대출을 잡을 수 있지만 금융시장 안정과 물가 상승률이 한때 2.3%까지 내려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며 가계대출이 복병임을 밝혔다. 이어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은 돼도 여전히 목표 수준(2%)을 상당 폭 상회한다.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가계부채 부담을 고려해 금리를 올리지 못한다고 고백했는데, 가계부채 규모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금융권 가계부채는 2256조원인데 여기에 전세보증금 1058조원을 더하면 3314조원으로 늘어난다. 나라 경제 규모보다 무려 59.9%나 더 많다.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다. 심각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근 부동산 경기가 개선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영끌 대출이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 주택담보대출은 1013조원에서 올해 1분기 1017조원, 2분기는 1031조원으로 올해 벌써 14조원이나 늘어났다. 기준금리는 3.5%지만 시중금리는 주택담보대출 8%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치솟고 있다. 예금금리도 일부 한정판이기는 하지만 10%를 넘는 곳도 나왔다.

나라 밖 상황도 안 좋다. 미국에서 10년물 국채의 이자율이 5%를 넘었다. 미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또 올려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한국 금리 3.5%, 미국 금리 5,5%인데 격차가 더 벌어지면 한은도 금리를 올리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다. 국내외 여건을 보면 금리 인하보다 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인데 이 총재 경고를 심각하게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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