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분상제’ 단지 옥석 가리기 심화…“남는 게 있어야 인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31026010014142

글자크기

닫기

전원준 기자

승인 : 2023. 10. 29. 17:03

고금리 기조에 대출 이자 부담↑
저렴한 분양가 아파트 수요 몰려
전문가들 "시세차익 없으면 외면"
분양
분양가 상한제(이하 분상제)가 적용되는 단지들 사이에 청약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공동주택 분양가 산정 시 표준건축비와 감정가에 가산비를 더해 분양가를 산정하고, 그 가격 이하로 분양토록 규제하는 제도다.

통상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가 책정된다는 장점 때문에 치솟는 분양가에 피로감을 느낀 청약 수요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하면서 같은 분상제 단지 내에서도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 '옥석 가리기'가 이뤄진 결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화성 '동탄레이크파크 자연앤 e편한세상'은 지난 24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554가구(국민·민영 합계) 모집에 13만3042명이 몰려 평균 24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전국에서 일반분양된 단지 중 가장 많은 접수자다.

반면 부산·경기 시흥에서 선보인 '분상제' 단지들은 1순위 청약에서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부산 강서 '에코델타시티 중흥S-클래스'는 690가구 모집에 4080개의 통장이 접수돼 5.9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 시흥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도 739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에서 976명만 신청해 1.3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올해 청약시장에서 분상제 단지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분이 신규 단지 분양가에 지속 반영되면서 비교적 분양가가 저렴한 분상제 단지로 눈을 돌리는 예비 청약자들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실제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올해 1순위 청약 경쟁률 상위 10곳 중 9곳(서울 제외)은 분상제 단지로 조사됐다.

게다가 이들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1471만원, 1489만원, 1410만원으로 유사하게 책정됐다.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시세차익 기대가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단지별 청약 결과가 극명히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동탄레이크파크 자연앤 e편한세상'의 경우 전용면적 84㎡형 최고 분양가가 인근 시세 대비 2~3억원 저렴하게 책정됐다. 반면 다른 두 단지의 분양가는 인접 단지의 매매가 혹은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되면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추후 분상제 단지 내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가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수요자들의 대출 이자 부담 공포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아무리 분양가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단지라도 시세 차익 기대가 어렵다면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