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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후계자들] hy 미래성장동력 확보 올인 윤호중…글로벌 사업 확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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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3. 10.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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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hy(옛 한국야쿠르트) 회장이 수장 자리에 오른 시기는 2020년 3월이다. 부친인 고(故)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창업자가 2019년 타계한 후 외아들인 윤 회장이 바통을 물려받았다. 그는 선대 회장 때부터 이어진 전문경영진 체제를 유지하며, 현재 최고경영자(CEO)인 김병진 대표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윤 회장의 최근 관심사는 미래성장동력 발굴과 지속가능경영이다. 50년을 넘어 100년 hy로 향한 기반을 마련하고, 창업이념 '건강사회건설'을 실현하는 hy를 증명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특히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29일 hy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동남아시아 공략 거점으로 캄보디아 사무소를 설립하고 늘어나는 라면, 음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남부지역에 제조 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hy가 해외에 관심을 둔 것은 커피 제품을 해외 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다. 이후 방탄소년단(BTS) 패키지를 적용한 'hy 콜드브루'는 2019년 첫해 수출 91만개를 시작으로, 2020년엔 270만개로 늘었다.

지난해엔 글로벌 식품업체 GB푸드의 러시아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러시아 도시락 법인 경쟁력 향상과 이를 통한 유라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팔도 도시락 법인은 지난해 매출 4900억원을 돌파하며 설립 이후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베트남 법인 '팔도비나'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매출은 전년 동월 보다 약 30% 늘었다. 팔도비나는 대표 브랜드 '코레노'를 중심으로 제품 카데고리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가성비를 갖춘 즉석면을 필두로 베트남 내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냉장카트 코코 수출에도 나섰다. 지난 3월엔 hy가 캄보디아 현지 유통업체 펜퍼스트쇼핑과 계약을 맺고 프놈펜에 위치한 해당 업체에 총 22대를 납품했다. hy의 수출용 카트 생산은 자회사 hy모터스를 통해 진행되는데, hy는 냉장카트에 대한 해외 수요가 높은 만큼 수출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의 수익보다 영향력에 관심이 크다. 실제 hy의 해외 계열사의 순손실이 커지고 있지만 해외 사업을 해 나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hy 관계자는 "윤 회장은 단기 이익보다 장기적 시각에서 기업 운영을 선호하는데, 특히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니즈가 크다"며 "2011년 인수한 큐렉소 사례처럼 거대 자본이 주도하는 의료기기 시장에서 국내 기술로 만든 'K-의료로봇'의 선전을 보게 하는 것이 그의 목표"라고 말했다.

hy가 큐렉소 인수 당시 국내엔 의료로봇에 대한 인식이 희박했고, 기술적 부분도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가긴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큐렉소는 허리와 무릎 관련 수술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총 62대의 의료로봇을 판매했는데, 올해는 2개 분기 만에 동일한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3.1% 급증했다.

hy 관계자는 "큐렉소는 전체 의료로봇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며 "내년 인허가 획득 후 2025년 상반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아시아 최대 수요지인 일본과 중국 공략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이다. 과거 오프라인 중심의 판매 방식을 유지했지만, 현재는 온라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온라인몰 '프레딧' 키우기에 힘을 모으고 있다. 회사는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프레딧 연매출 2000억원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경쟁사 제품도 적극 판매해 락인(잠금)효과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락인효과는 특정 재화 또는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하면 계속 이용하는 효과를 뜻한다.

앞서 회사는 올해 프레딧 회원수 및 매출 목표치를 각각 200만명, 2000억원으로 설정했는데, 현재 16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6월 7일 기준으로 회원수가 157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4개월 만에 3만명을 더 끌어모았다.

hy 제품의 경우 올해 프로바이오틱스 '스트레스 쉼'을 출시(2월)한데 이어, '발효녹용 녹용보감 젤리스틱'(4월), '수면케어 쉼'(8월) 등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 4월 코스맥스엔비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사업 등에서 협력하기로 한 만큼 새로운 제품 추가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스트레스 쉼'과 '수면케어 쉼'의 누적 판매량은 현재 2000만개를 돌파한 상태다.

hy 관계자는 "현재 뷰티·여성용품뿐만 아니라 건기식 등을 늘려 가는 추세인데 건기식 이외 카테고리 제품을 더 많이 늘려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카테고리 확대를 통해 소비자들이 프레딧에 좀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엔 배달대행 브랜드 부릉 운영업체 메쉬코리아를 800억원에 인수하며 라스트마일 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라스트마일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전달하는 최종 물류 단계를 말한다. 업계에선 1만1000명에 달하는 기존 프레시 매니저와 2만명이 넘는 라이더들의 시너지를 통해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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