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창간 18주년] ‘AI 변호사’는 적인가 동지인가

[창간 18주년] ‘AI 변호사’는 적인가 동지인가

기사승인 2023. 11. 09. 00: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AI·리걸테크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법률시장 혁신 촉매제" vs "대체불가한 영역 존재"
국내 리걸테크 성장은 더뎌…"갈등에 투자 망설여"
1492653669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발달로 '인간 변호사'가 위협받고 있다. 법률시장에 AI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전 세계 리걸테크 분야는 매년 고성장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선 각종 규제에 가로막힌 데다 '플랫폼'에 대한 반감 등으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중이다. 리걸테크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각 속에 기술과의 '공생 문제'는 법률시장의 시대적 과제로 떠올랐다.

리걸테크를 바라보는 국내 법조계의 시각은 두 가지로 나뉜다. '법률시장을 혁신할 촉매제'로 보고 적응할 것이냐, 아니면 '내 자리를 위협하는 요소'로 보고 거부할 것이냐.

'혁신'의 관점에서 일부 변호사들은 AI 기술의 정확도를 중점으로 시장과 산업의 변화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등 직역단체와 법률서비스 기업간의 갈등을 종식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리걸테크 산업의 '도약의 해'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법률 수요자들이 명확한 법률 서비스를 쉽게 빠르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AI를 활용한 서비스 가운데는 1000페이지가 넘는 인쇄물을 단숨에 요약하거나 변호사시험 객관식 문제에서 합격률 50% 넘어서는 등 '인간 변호사'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 실제 국내 변호사 중 상당수가 챗GPT로 초안을 만들어 보거나 해외 입법례 검색 등에 활용하는 중이다. 판례 검색 시스템 '엘박스'의 경우 국내 변호사의 3분의 1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린 TMT팀 최현윤 변호사는 "변호사들을 상대로 한 다양한 법률문서 작성 시스템은 이미 보편화가 돼 있다. 전자계약 서비스인 뱅고시 닷컴도 250만개 사가 사용하고 있다. 법률 서비스가 창조적이고 효율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구축을 위해 변호사들이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AI를 '위협'의 요소로 보는 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막기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엉터리 변론서를 제출했다가 벌금을 무는 등 잘못 사용할 경우 결과를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대체불가의 영역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법무법인 혜인 김배년 변호사(한국미래변호사회 사무총장)는 "AI가 법률에 관한 글을 써줄 수는 있지만, 이게 맞는 것인지 검증할 필요가 있고 그것에 따라서 소송해야할지 가처분을 내야 할지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라며 "같은 소송에서도 어떤 식으로 사건이 흘러가는지는 변호사가 결국 사건을 끌고 가는 힘이다. 이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전 세계 리걸테크 기업 7500여곳…韓은 30여곳
이처럼 AI를 바라보는 관점은 제각기 다르지만 국내 리걸테크 시장이 플랫폼과 법조계의 갈등, 정부의 규제 개혁 등으로 성장이 가로막혀 있다는 데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랙슨(Tracxn)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세계 리걸테크 기업은 총 7486개다. 전체 시장 투자 규모는 119억 달러(한화 약 16조원)로 최근 2년간 투자 규모는 35억 달러(한화 약 4조7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국내 리걸테크 기업은 30여곳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작은 스타트업 위주로 포진해 있다. 2021년 나스닥에 상장한 리걸줌과 일본의 벤고시닷컴의 경우 기업가치가 3조원이 넘어섰지만 국내의 경우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거론되는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조차도 기업가치가 1000억원대 수준에 그친다. 이는 'IT강국'이라는 타이틀과는 사뭇 대조적인 행보다.

업계 동향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사실 대형로펌에서도 지금까지 해왔던 법률 문서를 가지고 AI를 학습시켜 좀더 고품질의 서비스를 내부에서 테스트하는 등 각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이걸 변호사들에게 공개해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지만 변호사 단체에 고발당할 것이 두려워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포지션을 IT 투자업계도 잘 알고 있어 선뜻 투자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