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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메리츠 1주년'을 맞은 메리츠금융그룹이 CEO(최고경영자)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앞으로 김용범·최희문 메리츠금융 부회장이 화재·증권 대표이사직을 떼고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대신 젊은 세대들이 자회사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향후 'CEO 승계프로그램'도 가동해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메리츠화재의 새로운 수장에는 '보험통'이자, 김용범 부회장이 직접 영입한 김중현 부사장이 선임됐다. 그는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으로 메리츠화재 성장에 기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을 지휘할 장원재 사장은 이공계 박사 출신으로 자산운용부터 상품기획에 이르기까지 전 업무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금융전문가라는 평이다. 단 1977년생인 김 부사장은 올해 47세로 주축을 이루고 있는 실장급보다는 3-4년 이상 젊다. 따라서 메리츠화재 내부에서 김 부사장의 리더십을 재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의아심을 제기하는 이도 적지 않다. 메리츠금융의 기업문화와 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 즉 인센티브를 타사와 달리 파격적으로 제공하기는 하지만 한국적 기업 문화에서 연공서열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이 향후 이런 난관을 적절하게 해결할 수 있는냐에 따라 이번 인사의 평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메리츠금융이 대대적인 인사를 발표한 건 그룹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증권이 100%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그룹은 지난 1년 동안 계열사 간 소통이 강화되고 자본 효율성이 개선됐다. 통합 메리츠 출범 이후 주가도 20%가량 오르는 등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에 메리츠금융그룹은 지주 중심의 경영 체제로 전격 개편한다는 설명이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메리츠화재와 증권을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원 메리츠' 1주년을 맞아 그룹의 실질적 통합 완성을 의미하는 '지주 중심 경영 체계 구축' 방침을 20일 발표했다.
이번 인사개편의 핵심은 세대교체다. 각각 화재와 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 부회장과 최 부회장이 모두 지주에 자리해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 지휘하며 효율적인 통합을 구현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그룹 대표이사 겸 그룹부채부문장을, 최 부회장은 그룹운용부문장을 맡는다. 더불어 그룹은 자회사 CEO(최고경영자) 등 핵심 경영진에 젊고 유망한 인재를 적극 등용하는 'CEO 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차세대 그룹 CEO 후보로 발탁해 경영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메리츠금융 측은 "실질적 통합으로 지주 중심 효율적 자본배분이 가능해졌다"며 "그룹 전반의 재무적 유연성을 도모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해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진출 기회를 적극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를 맡게 된 김중현 대표이사 내정자는 김용범 부회장이 발탁한 인물이다. 1977년생 40대로, 젊은 CEO에 속한다. 2015년 메리츠화재에 입사한 후 변화혁신TFT 파트장, 자동차 보험팀장, 상품전략실장, 경영지원실장 등 요직을 거친 보험통이자 경영·컨설팅 전문가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 내부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매년 성과를 내며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만큼 탁월한 리더십과 업무 추진력을 보이며 40대 대표이사에 오를 수 있었다는 평이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내정자는 금융공학, 자산운용, 상품기획 등 업무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금융전문가다. 이공계 박사 출신인 장 내정자는 2002년 삼성증권에 입사하며 증권업계에 발을 들였고, 2015년 메리츠화재 리크스관리 상무를 역임하면서 메리츠금융과 연을 맺었다. 이후 2016년부터 메리츠화재와 금융지주의 위험관리책임자(CRO), 메리츠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부문 부사장을 역임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다만 올해 들어 금리 변동성 확대 등 업황이 나빠지면서 실적이 전년 대비 부진했지만, 여전히 그룹의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용범 부회장은 지난 13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완전 자회사 편입 이후 이뤄낸 성과 3가지를 밝히며 주목을 받았다. 김 부회장은 "그룹 자본 효율성이 개선되고, 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돼 더 큰 성장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