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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와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을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저는 이 자리에 서서 대구의 멀찍한 과거를 칭송하지 않겠다. 대구시민의 위대함을 언급하지도 않겠다"며 "오히려 싸가지 없게 대구의 현재, 그리고 미래의 위기를 이야기하고 대한민국의 위기를 이야기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금 대구·경북이 처한 상황 속에서 지지를 얻기 위해 단순히 1970년대의 산업화 과정에서의 대구·경북의 영광을 이야기하는 것은 과거의 신기루를 쫓는 사치일 것"이라며 "잘 생각해보면 뭔가 이상하지 않나. 대구의 환심을 사고 아부하기 위해서는 1970년대의 산업화까지 되돌아가야 하고, 1950년의 한국전쟁까지 언급해야 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 이후에 대구가 끝없는 쇠퇴를 경험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나마나한 대구 찬가 대신 오늘부터 대구의 정치를 미래로 옮겨봤으면 한다"며 "여러분이 도와주신다면 이번에도 저는 대구를 미래로 이끌어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대구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정권 창출에 많은 표를 기여했다고 갖는 허영심 섞인 주인의식이 아니다. 오히려 왜 바라던 정권교체를 이뤘는데 대구의 현실은 나아지지 못했냐는 문제의식"이라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 1년 반이 지났는데 오히려 삶이 고달파졌다면 문제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보수의 본산이라는 이유로 금기시 되었던 생각들을 꺼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제는 외교도 비판적인 시각으로 봤으면 한다. 대구·경북이 자부심을 가지는 안보에 대한 이야기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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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논리적으로 조금만 짚어보아도 대구의 선택은 달라져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한심한 뉴노멀에 적응해나가는 것이 보수라면, 그리고 이것이 대구의 정치라면, 우리는 수구가 되어가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대구에서 성공하려면 비만고양이 처럼 살라고 해야 하나. 지금까지 대구가 경험한 사람을 줄 세우고 동원하는 과거의 정치, 비만 고양이처럼 복지부동하며 공천만을 바라는 구태는 보름달과 같고 다원화된 소통 속에서 직설적으로 대구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는 미래의 정치는 초승달과 같다"며 "어느 것이 기울어가고 어느 것이 차오를지는 자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앞으로도 막연하게 대구를 칭송하지는 않겠다. 대구의 변화를 때로는 간곡하게, 가끔은 격정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대구의 변화가 대한민국 정치의 변화에 소중하기 때문"이라며 "같이 한 번 대구를, 대한민국을 바꾸는 큰 도전을 해 보자.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미래의 논제를 꺼내드는 시발점이 오늘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천하람 위원장은 "오늘은 이 전 대표와 개혁보수를 지지해주시는 분들께 쓴소리 내지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천 위원장은 "이 전 대표는 이미 권력에 의해 탄압받고도 그에 굴하지 않고 소신을 지켜왔다는 서사가 있는 정치인이다. 그래서 더 차분해졌으면 좋겠다"며 "정치인은 유권자가 지켜주거나 맹목적으로 사랑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권력으로부터 탄압받았기 때문에,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 싸웠기 때문에 항상 옳거나 좋은 정치지도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얼마나 탄압받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정치를 하느냐를 보고 지지여부를 결정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저는 진심으로 이 모임이 '개혁의 딸'들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지하는 정치인들에게도 엄격하고, 마음에 안 드는 정치인들도 협박하거나 배척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정치문화를 확 바꿔 버리는 그런 그룹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바란다"며 "이 모임이 우리끼리의 부흥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새로운 표준이 되기를 바래서 드리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여러분의 지지를 당연시하지 않겠다. 여러분이 지금은 저를 좋게 보시더라도 여러분이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과 같은 기준으로 저의 행태를 평가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면서 "우리가 선보일 그 일관성이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고 국민들께 감동을 드리리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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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의원은 "이 전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이 되면서 정치의 한복판을 지나게 되었다. 과장 조금 보태서 비바람 정면으로 맞으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그러나 고단했던 날들만 있던 것은 아니다. 보수가 다시 태어날 수 있음을, 얼마든지 청년들의 사랑을 한껏 받는 유능한 정치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유감없이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저에게 정치란, 다른 의미의 무언가가 됐다. 이제 저는 물러설 수가 없다"며 "우리가 어렵게 지켜온 새로운 보수의 가치, 비겁하지 않은 정치, 이 모두가 모욕과 조롱의 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그 꼴 못 보겠다. 탐욕과 비겁함이 승리하는 꼴, 지금까지 본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이제 누가 국민을 닮은 정치를 하고 있는지 국민께서, 여러분께서 판가름 내주실 때"라며 "권력을 향한 저 추잡한 탐욕, 심판할 준비 되셨나.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 되셨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줌의 용기 뿐"이라며 "저는 그 확신이 있다. 이 수많은 분들의 열정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저는 다른 멤버와는 달리 중앙이 아닌 지방자치, 성남시의회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지방의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가장 크게 느낀 점을 꼽으라면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것이 중앙 정치라면 지방의원들은 나무 하나하나를 살피고 돌보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오늘 대구 속의 나무들이 어떻게 시들어가고 있는지, 왜 대구의 정치가 변질되고 있는지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누가 뭐래도 대구가 보수 정치의 '온실'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미우나 고우나 아무런 조건도 없이 보수를 지지해 준 곳이 이곳 대구라는 것은 모두 다 인정하실 것"이라며 "그러나 여러분은 지금의 대구에 만족하시나.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이런 문제 속에서 여러분들이 아무 조건없이 표를 내어준 그 대구의 정치가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도 아니요, 잡아놓은 물고기도 아닐진대, 밥 값과 표 값을 해야할 대구의 정치인들이 그들이 받았던 표만큼의 성과를 다시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도의원은 그러면서 "잘 크면 잘 큰다고, 시들면 시든다고 보살펴 주는 것이 아니라, 때론 혹독하고 모질게 키워내야 더 크고 건강한 열매를 맺는 법 아니겠나"라며 "여러분들이 대구의 정치를 그렇게 키워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깊이 뿌리내리지 않으면, 멀리 뿌리내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음을 일깨워 주는 모질고 영리한 농부가 되어 달라"며 "온실을 걷어내고 찬 바람을 맞게 하는 것, 이것이 제가 말하는 시든 나무들로 가득한 숲을 살리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