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19개월간 지구 17바퀴…‘목발 투혼’으로 전세계에 ‘한국 저력’ 알린 최태원

19개월간 지구 17바퀴…‘목발 투혼’으로 전세계에 ‘한국 저력’ 알린 최태원

기사승인 2023. 11. 29. 15:0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지난해 5월부터 유치위원회 위원장 활동
세계 각국 돌여 '대한민국' 세일즈
마지막 한달은 파리에서 거처도 마련
엑스포 유치 실패에도 사업 기회 모색 성과
에너지·정보통신 분야 새 먹거리 발견
basic_2021
아쉽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였다. 지난해 5월 민간위원장을 맡은 최 회장은 지구 17바퀴를 종횡무진하며 전세계에 지지를 호소했다. 마지막 한달은 국제박람회기구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 거처를 마련하기까지하면서 대한민국과 부산을 알렸다.

최 회장은 SK그룹 주요 행사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하면서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했다. 비록 중동의 '오일머니'에 막혀 엑스포 유치는 실패로 끝났지만, 성과도 있다. 해외 각국에서 새로운 사업기회와 시장을 발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목발 투혼'…19개월간 70만 km 돌며 '부산 이즈 레디'
29일 재계에 따르면 경쟁국이 마지막까지 가장 우려한 것은 한국 기업의 전방위적 활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간 유치위원장인 최 회장은 끝까지 엑스포 유치단 선봉장으로써 투혼을 발휘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5월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 취임, 6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꼬박 19개월간 최 회장은 70만 km를 이동, 지구 17바퀴를 도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비행기도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요샌 땅에서보다 비행기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라며 바쁜 유치 활동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최 회장은 발목 부상에도 BIE 총회에 참석하며 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 회장은 건강 관리를 위해 테니스를 치던 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심각한 부상으로 의료진이 만료했지만, 그는 프랑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최 회장의 '목발 투혼'은 6월 20~21일 양일간 파리에서 연일 화제를 모았다. 목발에 새겨진 '부산 엑스포' 로고가 해외 관계자들의 이목도 끌었다.

막판에는 투표가 열린 프랑스 파리에 장기간 머무르면서 각국 대사를 만나고,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파리 현지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공간을 마련해 휴일도 없이 관계자들을 만났다.

SK그룹도 동참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부회장급 최고경영진으로 구성된 TF를 만들었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TF장 및 아시아를, 유정준 SK E&S 부회장은 현장지원팀장, 장동현 SK㈜ 부회장은 기획홍보팀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미주·일본·서유럽,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중동·아프리카·대양주·동유럽을 맡았다. 부회장단은 자신이 맡은 나라를 샅샅이 훑으며 부산 홍보에 나섰다.

최 회장을 비롯해 CEO들이 직접 방문하거나, 면담한 나라는 180여 개 국에 달한다. 이동거리는 약 280만km, 지구 40바퀴다. SK가 지금까지 가진 고위급 인사와의 개별 면담 횟수는 1100회에 달한다.

SK그룹은 매년 경영전략 구상을 위해 개최하는 'CEO 세미나'를 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고 부산엑스포 유치에 힘을 쏟은 바 있다. 최 회장은 사흘 간의 CEO 세미나 종료 다음날 새벽부터 8일간 아프리카, 유럽 등 7개국을 돌며 '부산 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한 출장 길에 오르기도 했다.

일부 계열사 대표들은 수시로 바뀌는 방문 국가 VIP급 인사들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 CEO 세미나 마지막 날 경영진 만찬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곧장 공항으로 달려갔다. CEO세미나 전후 일주일간 최 회장을 비롯, SK 경영진이 만났거나 면담한 국가만 25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지만 큰 성과…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

비록 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SK그룹은 이번 경험을 통해 대한민국의 저력을 전세계에 알리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등 성과도 적지 않았다. 여러 국가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사업 협력 등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많은 나라들이 우리가 가진 것을 사고, 자신의 것을 팔고, 나아가 사업 협력을 통해 그들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우리와 대화하길 원했다"며 "엑스포 유치전은 한국 기업의 위상과 글로벌 역량을 재발견 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SK그룹만 해도 유럽 일부 국가와는 전통에너지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고, 동남아 등 에너지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나라들과도 수소, 전기차 배터리 등의 협력을 논의했다.

또한 디지털 경제 전환을 구축하려는 국가와도 정보통신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높은 인재 수준을 가진 동유럽에서 한국과 ICT 분야의 인재 교류를 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한편으로는 아프리카에서 희토류 자원 확보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회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부품 공장 확대 운영이나, 납품 기회도 창출해냈다. 뿐만 아니라 노동력이 풍부한 국가에서 한국으로 인력 공급을 추진해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국내 노동 수요를 충원하는 모델도 논의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유치과정 중에 뿌려 놓은 씨앗을 가꿔 결실을 맺도록 노력할 때"라며 "엑스포 유치전을 통해 얻은 경험을 미래 국가 자산으로 연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