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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미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연방경찰이 빅터 마누엘 로차 전 주볼리비아 미국 대사를 간첩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쿠바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귀화한 로차 전 대사는 1981년부터 현재까지 쿠바 정보기관의 비밀요원으로 활동하며 쿠바 정부의 미국 정보 수집 임무를 지원했다.
그는 쿠바 정보기관의 요원으로 위장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자신이 40여년에 걸쳐 쿠바를 위해 일했다고 진술했으며, 미국을 '적'으로 지칭하고 쿠바 정보기관에 있는 지인들을 동지로 표현하기도 했다.
로차 전 대사는 볼리비아, 도미니카공화국, 아르헨티나, 온두라스 등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며 미국의 남미 정책 관련 영향력을 키워왔다. 또 1981~2002년 국무부에서 비공개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고 미국의 외교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책을 맡기도 했다.
국무부 퇴직 후에는 2006~2012년 쿠바를 관할하는 미군 남부사령부 사령관의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미국 외교관이 적대적인 외국 세력인 쿠바의 대리인으로 활동하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배신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로차 전 대사 기소는 미국 국방정보국에 근무하며 쿠바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20여년간 복역한 아나 벨렌 몬테스가 석방된 지 약 1년 만에 이뤄졌다.
그는 2001년 체포되기 전까지 미국 비밀요원의 신원에 접근하는 등 17년간 쿠바를 위한 스파이 활동을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