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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투·NH·삼성·KB’ 빅5, 이자장사 비판에도 예탁금 수익률 여전히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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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3. 12. 05. 18:30

예탁금 최대 수익률 평균값 3.15%
금융당국으로부터 ‘이자장사’ 비판 받아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은 최저 '0%대'
“내부 작업 거친 후, 이용료율 인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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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긴 예탁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최대 수익률이 평균 3%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구조가 유사한 은행들의 예대금리차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리스크 없이 고객들이 맡긴 돈만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이자장사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예대금리차를 꾸준히 낮춰온 은행권과는 달리, 증권사들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상당수의 대형 증권사들이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예탁금 이용료율을 1년 넘게 0%대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합리적인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을 지속 강조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이 이용료율 인상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빅5 증권사들(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이 고객 예탁금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는 최대 수익률 평균은 3.15%로 추정됐다.

고객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매매를 위해 계좌에 예치하거나 주식을 매도하고 찾지 않은 돈을 의미한다. 증권사들은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예탁금은 한국증권금융에 예치되고, 한국증권금융은 해당 예탁금을 운용해 벌어들인 수익금 일부를 증권사에 지급한다. 한국증권금융이 고객 예탁금을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최대 수익률은 3.7%(한국은행 기준금리+10~20bp) 수준이며, 이중 4bp(0.04%)를 제외한 나머지를 증권사에 지급한다.

빅5 증권사들이 산정한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을 반영했을 때, 이들이 취득할 수 있는 최대 수익률은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하고 모두 3%를 넘겼다. 미래에셋증권은 100만원 이하의 예탁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연 2%를 지급하고, 최대 1.66%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같은 기준으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0.3%, 0.05%의 이용료를 지급 후, 각각 3.36%, 3.61% 수익률을 챙길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 50만원 미만에 한 해 0.1% 이용료를 지급하고, 3.56% 수익률을 가져간다.

증권사들의 예탁금 수익률은 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수익 구조가 비슷한 은행들의 예대금리차와 비교해보면, 2배 이상 차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시중은행들(농협·신한·우리·하나·KB국민)의 예대금리차 전체 평균값은 1.45%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이 맡겨 놓은 돈으로 이자수익을 늘렸지만, 정작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예탁금 이용료에는 인색했다.

이와 관련해 증권사들은 이미 금융당국으로부터 '과도한 이자장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실제 빅5 증권사들의 3분기 예탁금 수익은 총 2530억원이었으며, 이중 투자자들에게 지급된 이용료는 전체의 22%인 557억원에 그쳤다.

더구나 올해 초부터 예대금리차를 줄인 은행권과 달리 증권사들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해 노무라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인상했지만, 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 등은 감감무소식이다. 이들 모두 작년 6월부터 9월 사이에 예탁금 이용료율을 한 차례 인상한 후, 1년 넘게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모범규준을 마련해서까지 합리적인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다른 증권사들도 미래에셋증권의 인상을 시작으로 줄줄이 상향할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과 관련해 모범규준을 마련한 상황이기 때문에, 머지않아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내부적인 작업을 거친 후 이용료율 상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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