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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잡음 커지는 HMM 매각…‘현금 빼가기’ 우려 현실화 되나

[아투포커스] 잡음 커지는 HMM 매각…‘현금 빼가기’ 우려 현실화 되나

기사승인 2023. 12. 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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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산은에 영구채 전환 유예 요청
수용시 견제 가능한 2대주주 없어져 '우려'
동원그룹 "형평성 위배" 입장
전문가 "해운업 발전 위해 정부 견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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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선박/HM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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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새주인 찾기 막바지 단계에서 불거진 영구 전환사채(CB) 전환을 둘러싼 진통은 예고된 사태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 기업이 인수자로 나선 탓이다.

하림 측 요구대로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전환을 3년간 유예해주면 인수자는 배당금을 더 많이 챙길 수 있다. 실제로 하림이 HMM을 인수한 뒤 57.88%에 해당하는 배당을 3년간 안정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면 총 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추가 영구채 해결을 위한 자금 및 인수 금융 이자도 충당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영구채 전환 유예를 통한 배당 확대가 결국 '현금 빼먹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배임 논란을 불식시키고, 우선협상대상자의 '곳간 빼먹기'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영구채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입찰에 함께 참여한 동원그룹 측에서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내며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MM 매각 절차에서, 산은과 해진공의 영구채 주식 전환에 대해 입찰자인 하림컨소시엄 측에서 유예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서 조정 과정에 따른 요구사안이지만, 이에 대해 함께 입찰에 참여한 동원그룹이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법적 조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동원그룹 측은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내년에 가지고 있는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는데, 만약 영구채 전환을 유예해준다고 하면 배당금 등을 고려해 입찰 가격을 더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논의를 하는 것은 몰라도 요구를 받아준다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법적 검토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HMM 매각은 본입찰까지 끝난 상태로, 단순 가격으로는 하림 컨소시엄 측이 우위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과의 인수 제시 금액 차이는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지고 있다.

산은과 해진공이 이번에 매각하는 지분은 총 3억9879만 주로, 현재 총 주식수의 57.88% 수준이다. 산은과 해진공은 지난 10월 19일 매각 대상이던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이에 총 주식수는 약 6억9000만주로 늘었다.

그러나 현재 산은과 해진공은 총 3억3600만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사채를 더 보유하고 있다. 이를 모두 주식으로 바꾸면 지분 33% 가량을 보유한 2대 주주가 되고, 지분 인수자의 지분율은 38.9%로 낮아진다.

하림 측이 요구한 대로 영구채 전환을 유예하게 되면 견제받을 2대 주주가 없고 배당금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산은 측이 매각 조건으로 연 배당금 최대치를 5000억원으로 달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최대 2900억원 가량을 배당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했을때보다 약 1000억원 더 배당금이 늘어난다. 이렇게 자금을 확보하면 영구채를 상환해버리거나, JK파트너스가 자금을 회수할 때 유용할 수 있다. 하림 측은 JK파트너스의 주식 처분 제한 제외도 수정 조건으로 내걸었다. 결국 HMM의 자금으로 HMM을 인수하는 상황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는 사실 매각 전 초반부터 예고됐던 진통이다. 하림과 동원 모두 자체 현금 보유량이 적었던 상황이라, 현금성 자산 보유량이 11조원에 달하는 HMM의 자금을 유용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동원은 원매자 측의 요구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밝히긴 했으나, 역시 IPO(기업공개) 등으로 자금을 수혈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겸임교수는 "정부 측이 2대주주로 남게 되면 HMM이 보유한 현금을 어떻게 유용하는지, 해운물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 감시와 견제할 수 있는 안정적 지배구조가 완성된다"며 "매각이 되지 않을 때는 영구채를 상환하는게 HMM 주가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사기업이 인수 후보로 나선 만큼 우리 해운업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도 적절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운 운임 사이클이 하향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견딜 수 있는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모기업이 버텨줘야 한다"며 "HMM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은 선박 발주, 사업 다각화 등으로 활용돼야 하는데 만약 지주사 운영에 오히려 활용된다면 결국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고, 이는 조선업 불황, 수출 부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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