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후보군 중 '황병우 현 행장'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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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DGB금융 회장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고객 계좌 무단 개설 등의 내부통제 강화 이슈를 다뤄야 해 부담이 큰 자리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장 3연임' 커리어를 갖춘 허 전 부회장의 영입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다만 허 전 부회장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경쟁 판도가 내부 출신 인사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최고경영자 후보군 구성을 위한 외부전문기관은 최근까지 허 전 부회장을 '외부 후보군'으로 검토했다. 그러나 허 전 부회장이 이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허 전 부회장이 DGB금융 측에 (거절)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며 "약 8년간 각종 직책을 맡았던 허 전 부회장은 (부회장직) 사임 이후 주변에 쉬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실제 허 전 부회장은 2017년 1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국민은행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부회장 직을 수행했다. 현재는 국민은행 고문을 맡고 있다.
허 전 부회장이 DGB금융 차기 회장 선출 레이스에 불참하면서 내부 출신 인사의 약진이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차기 회장 후보 추천 기준인 '금융기관 20년 이상 근무'를 감안하면 관 출신 인사의 진입장벽도 높아진 상태다.
내부 유력 후보로는 황병우 현 행장이 꼽히고 있다. 1998년 대구은행에 입행한 황 행장은 은행장 비서실장을 거쳐 DGB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 소장, DGB금융지주 전무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0년 DGB금융 회장 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유구현 전 우리카드 대표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유 전 대표는 우리은행 대구경북영업본부장과 부동산금융사업본부 집행부행장 등을 지냈다. 이 외에도 김경룡 전 DGB금융 회장 직무대행과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 등도 하마평에 올라 있다.
김태오 현 회장의 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 만 68세인 김 회장은 DGB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연령 제한(만 67세 초과 시 선임·재선임 불가)에 막혀 연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롱리스트 확정 전 이사회 결의로 연령 제한을 완화할 수 있지만 '셀프 연임' 비판 여론 등이 걸림돌이다.
한편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9월부터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내·외부 후보군을 추렸으며 이달 말까지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롱리스트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압축후보군은 내년 1월 말~2월 중순 사이에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