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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마음 파고드는 사기범죄…또다시 기승 ‘로맨스 스캠’

외로운 마음 파고드는 사기범죄…또다시 기승 ‘로맨스 스캠’

기사승인 2024. 01. 0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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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피해액 48억6000여만원 달해
피해자들 수치심에 신고 꺼려…"쉽게 믿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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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스캠 일당들은 SNS를 통해 미군, 의사, 기업가, 엔지니어 등 직업을 사칭해 접근. /독자 제공
#1. 수억원에 이르는 로맨스 스캠 범죄 피해액을 해외 조직원에게 송금한 50대 전달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해외 계좌로 보낸 금액만 5억1230만원으로, 로맨스 스캠에 당한 피해자만 16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2. 자신을 미국 명문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사진 전문 기자로 속이고 여성들에게 혼인을 빙자해 거액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붙잡혔다. 이 남성은 필리핀에서 불법 체류를 하며 채팅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게 된 여성 4명에게 5560만원이 넘는 돈을 가로챘다.

한동안 주춤하던 로맨스 스캠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앱을 통한 이성 간 만남이 보편화되면서 이를 악용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1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111콜센터에 접수된 로맨스 스캠 신고는 총 11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확인된 피해액만 48억6000여만원이다. 로맨스 스캠 피해액은 2018년 9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39억6000만원으로 325.8%나 급증했다.

로맨스 스캠은 피해자들에게 무작위로 연락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친분을 쌓은 후 연인으로 발전한 것처럼 호감을 쌓고는 다양한 핑계를 대며 상대에게 금전을 요구해 받아 챙기는 범죄다. 최근에도 피해자를 낚기 위해 무작위로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40대 직장인 A씨도 얼마 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SNS 메시지를 받았다. 어색한 한국어로 꾸준히 대화를 시도했지만 A씨는 이를 무시하며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던 상대방은 외국인 여성의 모습이 담긴 사진까지 보내며 A씨를 유혹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고 사진까지 보내는 이유는 결국 피해자로부터 금품을 뜯어내기 위해서다.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쌓은 뒤 사정을 얘기하며 조금씩 돈을 뜯어내는 식이다. 돈과 선물을 보내려고 하니 소요 비용을 지불해달라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로맨스 스캠은 서로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신뢰가 형성된 뒤 범죄로 이어지기 때문에 피해자가 범죄로 인지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경찰에서도 다각도로 수사를 하고 있지만, 피의자가 도용된 계정을 사용하거나 해외에 거주할 경우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인터넷상이나 SNS 등을 통해 알게 되더라도 만나지 않았다면 쉽게 믿어선 안 된다"며 "신원이 명확하지 않은 이상 돈을 보내거나 개인정보 등을 알려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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