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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 너 마저”…식사비 상승폭 ‘역대 최대’

“구내식당 너 마저”…식사비 상승폭 ‘역대 최대’

기사승인 2024. 01. 0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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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등 먹거리 물가 오름세 여전
도시락·집밥, 트렌드로 자리 잡아
정부, 11조 투입…물가안정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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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사먹으면 너무 비싸서, 요즘에는 거의 점심 도시락을 직접 싸서 다녀요."

새해가 밝았지만, 고물가에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퍽퍽한 모습이다. 특히 치솟는 '먹거리' 물가에 직장인들의 점심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1로 전년 대비 6.9% 상승했다. 상승률은 구내식당 식사비 관련 통계가 있는 2001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도 양질의 식사가 가능해 직장인들의 발길을 이끈 구내식당마저 치솟는 인건비와 원자재값을 피해가진 못 한 셈이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고공행진하고 있는 외식물가는 지난해 6.0%로 전년 대비 상승폭은 약간 줄었지만 여전히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새해를 맞아 점심 도시락을 싸는 MZ세대 직장인들도 많아졌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하씨(29·여)는 "무지출 챌린지 일환에서 새해에는 점심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있다"며 "최근 인스타그램에도 점심 도시락과 관련한 레시피가 많이 올라오고 있고, 하나의 트렌드가 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에 '#직장인도시락' 등의 해시태그가 걸린 게시물은 누적 46만8000개에 이른다. 대부분 스스로 만든 도시락을 자랑하거나, 레시피를 공유하는 내용이다.

소상공인들의 점심 식사도 달라졌다. 내용물이 부실해졌다는 한숨도 나온다. 서울 도봉구에서 영세 상점을 운영 중인 박씨(48·여)는 "근처 식당에서 세가지 정도의 반찬과 국이 따르는 한식 반상을 정기적으로 배송받아 점심 끼니를 해결해 왔는데, 요즘들어 반찬들이 부실해졌다"라며 "저렴한 가격에 다른 곳보단 낫다고 생각하고 먹고 있지만 저녁시간이 되기 전 간식을 챙겨먹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1000원이던 공깃밥마저 2000~3000원대를 호가하며 직장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쌀(20kg)의 가격은 5만12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6% 증가했다. 소매가격은 평균 5만7970원으로, 1년 전(4만7300원)보다 22.5% 올랐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에 올해도 '홈이코노미'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집에서 직접 해먹는 다양한 요리들에 대한 관심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며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집에 있는 활동을 늘린다거나 집에서 (저렴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올해 '활력있는 민생경제'를 목표로 물가안정을 위해 11조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한다. 대표적으로 주요 식품 및 원자재에 대해 7500억원 규모의 할당 관세를 적용하고, 하반기 물가 상승의 주범인 과일 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역대 최고 수준의 관세 면제·인하도 시행한다. 곳곳에서 물가 안정에 힘쓰고 있는 '착한가격업소'도 연내 1만개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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