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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中 태자당에 타협과 견제 전략 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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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01. 24. 13:22

현재 시진핑 영구 집권 가능성 상당히 농후
걸림돌은 원로그룹 자제들인 태자당 비토
이를 막기 위해 당근과 채찍의 고도 전략 구사
훙얼다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정계의 막후 파워그룹인 태자당의 멤버들. 시진핑 주석이 구사하는 타협과 견제 전략의 대상이 되고 있다./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
최장 2037년까지 장기 집권을 노린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목표 실현의 유일한 걸림돌인 태자당(원로들 자제 그룹)의 비토를 막기 위해 최근 이들을 대상으로 타협과 견제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이 고도의 전략이 꽤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사실상 종신 집권하려는 의지가 진짜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중국 권부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24일 전언에 따르면 다소 황당하게 들리는 시 주석의 2037년까지의 집권 시나리오는 현재 법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 헌법에서 연임 금지 규정이 폐지된 상태인 만큼 2035년까지 대만을 흡수 통일하면서 중국을 G1 국가로 올려놓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면 그가 2027년과 2032년 두 번 더 집권하는 5연임은 이론적으로 진짜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2032년에 79세가 되는 만큼 건강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 정계의 가장 강력한 잠재적 파워그룹인 태자당의 반발과 은밀한 비토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1세기에 80세 전후의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굳이 83세 때까지 종신 집권한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케이스를 꼽을 필요도 없다.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 전·현직 미국 대통령의 케이스만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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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이 당근을 줄 타협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후진타오 전 주석의 아들 후하이펑 민정부 부부장./홍콩 싱다오르바오.
태자당의 반발과 비토도 극복 가능하다. 이른바 당근과 채찍 전략과 통하는 타협과 견제 행보에 적절하게 나서면 가볍게 돌파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우선 자신의 전임이었던 후진타오(胡錦濤)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아들 후하이펑(胡海峰·52) 전 저장(浙江)성 리수이(麗水)시 서기를 승진시킨 케이스를 꼽을 수 있다. 지난 1월 초 민정부 부부장(차관)으로 이동시켜 전임자에 대한 예우를 다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일부 태자당 멤버들의 마음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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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펑 전 총리의 아들 리샤오펑 교통운수부 부장.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당근을 받고 있다./홍콩 싱다오르바오.
리펑(李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샤오펑(李小鵬·65) 국무원 교통운수부 부장을 지난해 3월 초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에 해당) 1차 회의에서 연임시킨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리 전 총리 집안이 자신에게 나름 협조적이라는 사실을 감안한 인사로 보인다. 비토 세력에게는 기대하지 않는 지속 지원을 당부하겠다는 메시지가 읽힌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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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의 큰 아들 덩푸팡 중국장애인연합회 전 명예주석. 합성 사진에서 보듯 시진핑 주석의 칼을 맞았다./홍콩 싱다오르바오.
반면 자신에게 비판적인 그룹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칼을 들었다. 대표적으로 덩샤오핑(鄧小平)의 큰아들 덩푸팡(鄧樸方·80) 중국장애인연합회 전 명예주석을 내친 것을 꼽아야 할 것 같다. 공개 편지 등을 통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것에 비분강개, 현직에서 밀어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외에 당정 최고위직을 역임한 예젠잉(葉劍英), 리창춘(李長春), 우방궈(吳邦國), 류윈산(劉雲山) 등 원로들의 상당수 2~3세들 역시 덩 전 명예주석과 처지가 비슷하다. 시 주석으로부터 당근을 줄 타협의 대상이 아닌 견제의 채찍을 맞아야 할 비토 세력으로 찍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 주석의 스타일로 볼 때 앞으로도 처지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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