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법리스크 털고 ‘뉴삼성’ 탄력…초일류 기업 고삐 죈다

사법리스크 털고 ‘뉴삼성’ 탄력…초일류 기업 고삐 죈다

기사승인 2024. 02. 05. 18:0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이재용 글로벌 경영활동 청신호
작년 엔비디아 CEO 등 만남 계기
반도체·스마트폰 돌파구 찾을듯
AI·로봇 등 '초대형 빅딜' 가능성
일자리 창출 등 인재 육성도 집중
basic_2021
'무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매주 서초동에 옭아맸던 경영 족쇄가 9년만에 풀렸다.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가 마침내 벗겨지면서 해외 출장 중에도 서울중앙지법 참석을 위해 복귀해야 했던 재계 1위 기업 총수가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됐다. 이로써 대규모 투자와 신사업 발굴을 위한 글로벌 광폭 경영행보와 '뉴 삼성' 구상이 본격화 될 것이란 기대가 재계로부터 쏟아진다.

5일 재계와 법조에 따르면 이 회장이 이날 무죄를 선고 받은 건 2020년 9월 1일 검찰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 한 뒤 약 3년 5개월(1252일) 만의 일이다. 이 기간 동안 공판만 106차례가 열렸고 이 회장은 대통령 해외 순방 동행 등을 제외하면 총 95차례 법정에 섰다. 3년여 동안 1~2주에 한 번꼴로 법원에 출석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법리스크 끊어낸 이재용, '뉴삼성'의 시작
재계에선 이재용 회장이 무죄를 선고 받으며, 물리적 제약이 해소 됐다는 점에서 '뉴삼성'의 시작을 열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1분 1초를 쪼개가며 글로벌 리더들과 만나는 오너 경영자이지만, 공판 일정으로 매주 서초 법원으로 일정을 할애해야 했다. 법정 다툼이 아닌 세계를 무대로 경영 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게 되면서 오너의 뜻을 제대로 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불황에 삼성의 영업이익은 곤두박질 친 상태, 지난해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모두 부문별 1위 자리를 놓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이 회장이 공판 일정을 감안해 미국에서 무려 22일간 머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굴지의 경영인 20여명을 몰아서 만난 사례는 상황을 반전 시키기 위한 고군분투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으로 기록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삼성의 컨트롤타워를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세계 기업을 상대로 경쟁을 펼쳐야 하는 환경에서 이번 선고로 경영에 온전히 전념할 수 있게 돼, 이재용 회장 리더십에도 힘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황 교수는 또 "삼성은 모든 분야에서 1위를 놓치지 않는 기업인데,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집중도를 잃어버린 것 같았다. 컨트롤타워 부재의 영향이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기회 얻은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젊은 인재에 일자리 사명
"부디 저의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요." 이재용 회장이 지난해 11월 17일 최후 진술에서 한 부탁은 이제 현실이 됐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적자가 현실화 되자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대비 7.4% 쪼그라들었다고 무역수지는 100억달러 적자를 봤다. 삼성의 부진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방증으로 재계는 해석했다.

최후진술서 이 회장이 "기업가로서 지속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창출하고,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인재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기본적 책무가 있다. 이런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한 약속이 이제부터 지켜져야 하는 게 과제다.

이번 판결로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회계처리 등 과정에 대해 불법이 없었다는 게 인정됐고 향후 대형 M&A와 조직 재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하만을 인수한 이후 지금까지 눈에 띄는 M&A 행보를 보여주지 못했다. 향후 인공지능(AI)·핀테크·디지털 헬스·로봇·전장 등에서의 '빅딜'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이 회장 변호인인 김유진 변호사(김앤장)는 "이번 판결로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고 생각한다"며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