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미국 유엔대사가 20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클렘슨 유세에서 연단에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헤일리는 앞선 세 차례 공화당 경선에서 연패한 데 이어 24일 치러지는 이곳 프라이머리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P 연합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치러지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나흘 앞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지매체 USA투데이와 서퍽대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59%의 지지율을 기록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39%)에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가 헤일리 전 대사가 태어난 고향이자 연방 하원의원과 주지사를 지낸 정치적 터전인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투표 의향층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인 만큼 아이오와 등 이전 경선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63%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35%는 헤일리 전 대사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혀 이전까지 실시됐던 여타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흐름을 보였다. 서퍽대는 "조사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가 얼마나 깊고 강력한지를 보여준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성과 여성, 모든 연령대와 고졸 및 대졸 그룹 양쪽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두 배 넘게 앞섰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발표되고 있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안그래도 당 안팎에서 중도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헤일리 전 대사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머슨대와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지난 14~1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헤일리 전 대사는 35%의 지지율을 기록, 58%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크게 뒤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지고 있지만 중도층에서는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며 "다만 그가 텃밭에서 승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헤일리 전 대사는 15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진행되는 다음 5일 '슈퍼 화요일'까지는 경선 레이스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유세에서 "여러분 중 일부는 내가 그만두는지 보기 위해 왔을 것이지만,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이후에도 나는 마지막 한 명이 투표할 때까지 레이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헤일리 전 대사가 현재 아프리카에서 복무 중인 남편을 언급하며 울먹였던 사실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그가 경선 레이스 완주냐 중도하차냐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음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