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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 통해 주가 반등 노리는 에코프로, 기업가치 하락 우려도 커

액면분할 통해 주가 반등 노리는 에코프로, 기업가치 하락 우려도 커

기사승인 2024. 02. 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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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당 500원에서 100원으로 쪼개
변동성 커져 기업가치 하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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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본사 /에코프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코스닥 이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가 액면분할에 나선다. 지난해 이차전지 불황에 따른 실적 저하로 추락했던 주가를 다시 끌어 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액면분할을 실시할 경우, 기존에 비쌌던 주가가 쪼개지면서 접근성이 확대돼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주가가 낮아진 만큼 수급효과가 나타나 변동성이 커지게 되면서, 오히려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주가 등락폭이 큰 기업에 대해선 안정적인 기업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로 이 같은 판단에 힘을 실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주가는 작년 3분기(9월 1일) 이차전지 테마주 열풍이 끝난 시점부터 이날까지 총 52.6% 하락했다.

에코프로가 지난해 3분기부터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는 고평가 받은 것에 대한 조정이 이루어진 것과 더불어 실적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앞서 에코프로는 2023년 초반부터 시작해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테마주로 떠올랐고, 주가는 반년 만에 1000% 넘게 올랐다. 이후에는 고평가 논란이 거세지면서 상승분을 대거 반납한 상황이다.

이차전지 업계 불황 역시 에코프로의 주가를 짓눌렀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면서 차량용 전기배터리의 주 원료인 리튬가격이 급락했고, 이 영향으로 에코프로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2952억원, 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51.9%, 61.2% 감소했다.

이에 에코프로는 떨어진 주가를 끌어올리고자 액면분할 추진 계획을 밝혔다. 에코프로측은 보통주 1주당 액면금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한다고 전했으며, 이를 결정하기 위해 이달 이사회를 열고 3월 중 주주총회를 개최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안건이 확정될 경우, 발행주식수는 2662만7668주에서 1억3313만8340주로 늘어난다. 에코프로의 1주당 가격이 6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12만원으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액면분할은 통상적으로 가격이 높은 주식을 분할해 소액 투자자들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주주친화정책이다.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주식 거래는 활성화되고, 나아가 투자자들의 수급도 늘면서 주가는 상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주가가 낮아져 쉽게 살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연구원은 "액면분할 이슈는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유입을 늘려 평소보다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결국 기업의 펀더멘털은 그대로인데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수급이 쏠림과 빠짐을 반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기업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선 과거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액면분할을 실시한 직후 공매도 물량이 늘어났던 것처럼, 공매도 금지 조치가 풀린 뒤 관련 세력들이 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에코프로는 작년 11월 공매도 금지 조치 이전까지 공매도 비중이 높은 상위종목 중 하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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