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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하는 민주당’ 만들겠다더니 ‘비명횡사’…이재명 말 바꾸기 ‘점입가경’

‘통합하는 민주당’ 만들겠다더니 ‘비명횡사’…이재명 말 바꾸기 ‘점입가경’

기사승인 2024. 02. 2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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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브리핑-0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통합하는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 정당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옵니다. 다름은 배제나 제외의 대상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통한 시너지의 자산입니다.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당 운영을 위해서 우리 박용진 후보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그런 당 확실하게 만들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당대표 경선 때 했던 발언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이 대표의 약속은 4·10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비명(비이재명)계 공천 학살이 현실화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오히려 당 공천 결정에 반발하는 이들을 싸잡아 "하위 평가자들의 당연한 불만을 내부 분열로 왜곡해선 안된다"며 '말 바꾸기'를 넘어 입단 속에도 나섰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명계 공천 학살' 논란에 대해 "약간의 진통,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이라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비명계의 공천 반발을 강연하고 별거 아닌 일로 치부한 것이다. 공천 잡음을 책임지라는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를 비롯한 당 원로들의 요구엔 "툭하면 사퇴를 요구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365일 내내 대표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화룡정점은 이날 논란이 된 현역 의원 하위 평가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웃으며 "(특정 항목을)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며 "'나는 왜 하위냐'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하위가 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정 항목 '0'점이 왜 비명계에 집중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물론, 지산도 평가를 받는 입장인데 이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에 대해선 침묵했다.

이 대표의 '말 바꾸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선 후보 당시 공약으로 걸었던 위성정당 금지는 여당 탓으로 돌리면서 번복했고,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마저 손 바닥 뒤집듯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12월 열린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첫 회의에서 준연동형 비례제 폐지를 약속했다. 그는 "국민의 주권의지가 제대로 정치에 반영될 수 있게 위성정당을 불가능하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위성정당이라는 기상천외한 편법으로 여야가 힘들여 합의한 대의민주주의 체제가 한 번도 작동하지 못하고 후퇴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약속은 총선을 코 앞에 두고 번복됐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의사를 밝히며 "위성정당 금지 입법에 노력했지만 여당 반대로 실패했다"며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굳이 '준위성정당'이라고 말하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사실상 이 대표는 위성정당 출현을 막기 위한 별다른 노력 없이 총선 직전 비례대표 선출방식을 이해즉실만 따져 결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피하지 못했다.

불체포특권 포기는 이 대표의 대선 공약이자 '김은경 혁신위' 1호 안건이었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두 번째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부결을 읍소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자신이 출범시킨 혁신위 권고를 걷어찼을 뿐 아니라 24일간의 단식이 결국 '방탄'을 위한 것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됐다. 이 대표의 부결 메시지에도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가결파 색출' 움직임이 이는 등 친명·비명 갈등은 더욱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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