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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공룡된 토스...만성 적자·사라진 혁신은 고민

10년만에 공룡된 토스...만성 적자·사라진 혁신은 고민

기사승인 2024. 02. 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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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규모 100배 이상 늘리며 '공룡 기업' 안착
연간 기준 적자 이어져 개선 과제
전문가 "혁신 노력 기울여 '메기 역할'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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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전 9기, 도전의 아이콘.'

치과 의사 출신인 이승건 대표는 비바리퍼블리카를 설립하기까지 5년간 여덟 번의 실패를 거쳤다. 9번째 도전에서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를 구축했고 누적 1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10년 만에 금융지주사의 면모를 갖췄다. 사업 초기 대비 자산을 100배 이상 불리며 '금융 공룡'으로 발돋움한 데는 이 대표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2013년 토스 출범 이후 2015년 간편송금 서비스를 출시하기까지 이 대표와 직원들은 당국을 찾아다니면서 간편결제 규제 개선을 요구했다.

이러한 성과가 쌓여 2018년에는 글로벌 투자사 클라이너퍼킨스 등으로부터 8000만 달러(약 900억원대)를 유치해 기업가치 12억 달러(약 1조원대)를 인정받았다. 국내 최초 핀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의 탄생이었다.

가파른 성장 이면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운다. 투자를 지속 유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만성 적자 문제는 여전하다. 또 토스페이먼츠, 토스플레이스, 토스인슈어런스 등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했지만, 돈을 버는 계열사는 16곳 중 토스증권 1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3분기부터 분기 흑자를 달성한 토스뱅크가 앞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토스는 혁신성을 무기로 지금과 같은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점차 기성 금융사들과 닮아가고 있다는 점이 약점이다. 금융시장의 메기 역할이 약화된다면 토스의 매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토스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IPO(기업공개)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기대하는 '혁신성'을 키우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지난 2013년 4월 23일 출범했다. 이후 2015년 토스 앱을 통해 간편송금 서비스를 선보인 뒤 토스뱅크 등의 계열사를 늘리며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18년 10월 토스인슈어런스를 설립한 뒤 2020년 8월 토스페이먼츠를 출범했고 2021년 3월과 10월에 각각 토스증권·토스뱅크 서비스를 개시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계열·관계사만 16곳에 달한다. 토스는 그동안 1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현재 기업가치는 9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대 주주는 이 대표(15.6%)이며 특수관계인 몫을 합치면 지분율은 17.1%다. 주요 주주로는 굿워터 캐피탈(11.58%)과 알토스벤처스(8.62%) 등이 있다.

토스의 성장 속도는 각종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 토스의 임직원 수는 지난 2016년 말 67명에서 2017년 118명, 2018년 180명, 2019년 380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2023년 9월 말 918명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는 계열사를 제외한 수치인 만큼,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 계열·관계사를 포함하면 토스 관련 임직원 수는 급증한다.

비바리퍼블리카 자본금 증가세도 가속이 붙었다. 지난 2016년 77억5051만원이던 자본금은 2017년 말 112억34만원, 2018년 말 128억7134만원 등으로 증가하다 지난해 9월 말 352억3709만원까지 불었다. 총 자산은 2016년 239억3501만원에서 9월 말 3조3861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커지는 몸집과 달리 수익성은 아직이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실적 공시 첫해인 2016년 2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후 2017년 -391억원, 2018년 -445억원, 2019년 -1244억원 등으로 매년 적자를 보였다. 토스뱅크 등을 설립하며 몸집을 키운 후 적자 규모는 더욱 커졌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순손실은 지난 2021년 2160억원, 2022년 3709억원, 2023년 9월 누적 기준 1825억원이었다.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도 부진하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분기 기준 8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아직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토스증권 역시 지난해 연간 기준 당기순이익 15억3143만원을 기록했지만 한국투자증권(5974억원)·메리츠증권(5900억원) 등에 비해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토스는 최근 추진하고 있는 IPO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토스 관계자는 "올해는 내실을 정비하며 흑자 전환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계열사) 서비스들이 균형감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PO를 통해 자금이 안정적으로 유입 되면 기업 운영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토스가 사업을 확장하는 노력 외에도 시중은행과의 차별성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시중은행들도 젊은 세대를 겨냥한 배달 서비스 플랫폼 '땡겨요' 등을 선보이며 혁신 경쟁에 불을 당기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토스가 지난 2015년 선보인 간편송금 서비스는 혁신적이었지만,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가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의미가 퇴색됐다"며 "영역 확장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기존의 전통 금융사 등과 커다란 차별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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