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친문·동교동계·김근태계 ‘친명’ 앞에서 무력화

친문·동교동계·김근태계 ‘친명’ 앞에서 무력화

기사승인 2024. 03. 07. 17:4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공천 갈등 등으로 탈당 의원 30여명
이재명 대표, 공정성 논란에 "당원의 선택"
sd
'친문·비명계 대거 몰락'으로 불리는 '피의 수요일(6일 경선 결과 발표)'을 정점으로 민주당 비명횡사 공천의 전체 윤곽이 실체를 드러내면서 당내 공천 갈등이 다시 폭증하고 있다.

친명 인사 '자객 출마' 논란이 일었던 지역구 마다 비명 현역 의원들이 고배를 마시고 옛 노무현·DJ(김대중 전 대통령)계, 친문(친문재인)계, 김근태계 등이 배제됐기 때문이다.

충격도 커 보인다. 이재명계가 대거 총선에서 전진 배치되는 등 180도에 가까운 물갈이가 이뤄지면서 비명계를 중심으로 '몰살', '정치적 숙청'과 같은 평가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반면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원과 국민의 선택'이라는 입장을 보여 당내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지난 6일 경선 결과발표까지 지역구 공천에서 물갈이 된 의원 숫자는 35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친명계 일부를 제외하고 비명계로 공천에서 컷오프되거나 경선 탈락·사당화에 반발해 탈당한 의원만 30여 명이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총 20개 지역구 경선 결과를 공개했다. 이 중 비명계 현역 의원 7명이 고배를 마셨다.

서울 은평을에선 강병원 의원이 친명 인사인 김우영 전 서울 은평구청장에 패배했다. 김 전 청장은 강원도당위원장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예비 후보로 등록해 지도부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지만 끝내 현역인 강 의원을 눌렀다. 김 전 청장은 친명계 외곽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운영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 출신인 김한정 의원과 문재인 정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도 경선 득표율 감산 30% 페널티 등을 이유로 친명 비례대표인 김병주·이수진 의원에게 각각 밀렸다. 직전 원내대표였던 비명계 박광온 의원과 친이낙연계 전혜숙 의원도 친명계 인사인 김준혁 한신대 부교수, 이정헌 전 JTBC 앵커에게 일격을 당했다. 김 부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 외교특보단장을 맡았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김근태계도 사실상 손발이 잘렸다. 계파 대표 격인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도봉갑)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구심점을 잃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인 의원의 중도하차 배경에 이 대표의 '결단' 요구가 있었다는 관측이 오르내렸다. 도봉갑 지역구는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사망한 뒤 배우자인 인 의원이 이어온 상징적인 곳이다. 이 곳에는 정치 경력이 없는 친명계 안귀령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전략공천을 받았다.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의 지역구에는 영입 인재인 친명계 김남근 변호사가 공천됐다.

이 외에도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충북 청주상당에서 낙천했고, 김대중 총재 비서로 정치를 시작한 '동교동계 막내' 설훈 의원도 40여년 만에 당을 떠났다. 설 의원은 최근 '현역 평가 하위 10%' 결과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시스템 공천의 결과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 양평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천 공정성 논란과 관련해 "여당과 일부 악의적 언론들이 공천 혁신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있을 수밖에 없는 진통, 개혁의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아픔을 마치 심각한 분열인 것처럼 과장하고 폄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명이 (공천 과정에서) 손해를 보고 친명(친이재명)은 이익을 봤다고 보면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보은·특권 공천, 현역 불패, 기득권 공천인 데 반해 민주당은 혁신·투명·시스템 공천"이라고 덧붙였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