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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이재현 제쳤다…‘연봉 1위’ 롯데 신동빈, 식음료 성장 덕 봤네

CJ 이재현 제쳤다…‘연봉 1위’ 롯데 신동빈, 식음료 성장 덕 봤네

기사승인 2024. 03.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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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롯데지주 등서 177억 이상 수령
한해 보수액 이재현 CJ그룹회장 제쳐
롯데칠성음료 매출액 3조 돌파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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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제치고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아갔다. 유통업계뿐 아니라 재계를 통틀어서도 최대 연봉액이다. 롯데웰푸드·롯데칠성음료 등 그룹의 뿌리인 '식음료(F&B) 사업'이 선전하면서 주머니가 두둑해질 수 있었단 평가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지주 64억 4900만원, 롯데쇼핑 19억원, 롯데케미칼 38억 3000만원, 롯데웰푸드 24억 4300만원, 롯데칠성음료 30억 9300만원 등 총 177억 1500만원을 수령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에서도 급여를 받지만, 두 회사가 아직 사업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아 실제 연봉은 이보다 더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신 회장은 작년 총 189억800만원의 보수를 받은 바 있다.

2위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작년 99억3600만원의 연봉을 받아 2022년(221억3600만원)보다 122억원 정도 적게 받았다. 작년 한해 CJ제일제당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반영된 결과다. CJ제일제당의 실적만 봐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29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 줄어들었으며, CJ ENM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146억원을 기록해 이 회사의 전신인 CJ오쇼핑과 CJ E&M이 2018년 합병한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신 회장이 이 회장의 연봉을 역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식음료 계열사의 활약이 컸다. 실제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늘어난 3조2247억원을 기록해 사상 첫 3조 클럽에 입성했을 만큼 대박을 냈다. 덕분에 신 회장 역시 롯데칠성음료에서 전년(12억5000만원) 대비 147.4% 늘어난 금액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주력 계열사로 롯데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오던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계를 둘러싼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2년 연속 영업 손실을 냈다. 그 결과 롯데케미칼로부터는 전년과 동일한 38억 3000만원을 받아갔다.

다만 '13월의 월급'으로 불리는 배당금의 경우 이 회장이 전년 대비 16% 늘어난 372억원을 지급 받아 신 회장(326억원)보다 46억원 더 많이 가져가게 됐다. 이 회장의 배당금이 늘어난 배경엔 CJ의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이 전년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증액한 효과로, 그는 현재 CJ보통주 1227만5547주(42.07%)를 보유하고 있다.

이순(耳順)을 넘긴 그룹의 수장들이 배당금을 포함해 200억원이 넘는 돈을 매년 가져가고 있는 것과 달리, 아직 비교적 어린 축에 속하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연봉과 배당금은 두 수장에 비해 적은 편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해 총 53억5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에서 급여 35억4700만원과 상여 11억9200만원·복리후생비용인 기타 근로소득 100만원 등 총 47억4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으며, 현대지에프홀딩스에서도 급여 5억6500만원을 수령했다. 배당금은 2022년 78억원에서 143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해 이마트에서 급여 19억8200만원과 상여 17억1700만원 등 총 36억9900만원을 받아 전년(36억1500만원) 대비 소폭 연봉을 올렸다. 이마트 지분만 18.6% 보유한 정 부회장은 2022년과 마찬가지로 이마트에서만 103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오너가가 상속세와 같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회사의 돈을 가져갈 수 있는 '연봉'을 높게 책정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 대비 상속세율이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오일선 한국CXO 연구소장은 "오너 총수가 돈을 합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은 배당금과 연봉뿐이다. 그러다 보니 일반인들이 봤을 때 상상 이상으로 많은 금액을 가져가는 것으로 보일 것"이라면서 "이들이 이렇게 돈을 많이 가져가는 데에는 장기적으로 상속세와 같은 재원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더 나은 기업 문화의 발전을 위해 오너 일가의 연봉을 책정하는 보수위원회를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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