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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셴룽(72) 총리는 1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음달 15일 총리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아버지 리콴유 싱가포르 초대 총리의 뒤를 이어 싱가포르를 이끌어 오던 리 총리는 70세가 되는 2022년 전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수 차례 밝혀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등으로 퇴임을 미뤄왔다.
그의 후임으로는 로런스 웡(52)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취임할 예정이다. 웡 부총리는 동영상을 통해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총리 책무를 수행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싱가포르 4대 총리에 오르게 될 웡 부총리는 미국 위스콘신대·미시간대 등에서 공부하고 산업통상부·재무부·보건부 등을 거쳐 리 총리를 보좌했다.
이후 싱가포르 국가발전부 장관·교육부 장관·재무장관 등을 거쳐 2022년 부총리를 맡는 등 출세 가도를 걷던 그는 2022년 4월 리 총리의 후계자로 낙점됐다. 의원내각제인 싱가포르에선 집권 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이 내부 논의를 통해 차기 총리(당대표)를 결정하고 있다.
한때 리 총리가 아들 리홍이(37)에게 총리직을 물려줄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4대 총리는 비(非) 리콴유 가문 정치인에게 돌아가게 됐다. 하지만 리 총리의 전임자 고촉통 전 총리 역시 리콴유 전 총리로부터 후계자로 낙점 받아 2대 총리를 지낸 후 리셴룽 총리에게 자리를 넘겼던 만큼, 웡 부총리 역시 일종의 징검다리 총리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리 총리의 20년 집권기간 동안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3배로 늘어 9만2000달러(1억2700만원)를 기록했다. 홍콩이 중국의 직접 통치 강화로 서구 자본이 속속 이탈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금융허브' 위상도 탄탄히 굳혔다. 다만 리콴유-리셴룽 부자총리의 세습·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비판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