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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체성 찾은 현대차·기아, ‘디자인 명가’로 거듭난 비결

새 정체성 찾은 현대차·기아, ‘디자인 명가’로 거듭난 비결

기사승인 2024. 04.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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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재 영입해 패밀리룩 완성
조직개편 통한 시장 공략 강화
(사진2) 기아 밀라노 디자인 위크 전시 공간
기아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5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2024디자인위크'에서 단독 전시를 개최한다. 사진은 기아 전시 공간./기아
2005년 기아자동차 최고경영자가 된 정의선 회장은 그룹 내 두 개의 브랜드 운영방식을 고민했다. 기아가 현대차그룹에 합류한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뚜렷한 이미지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 정 회장이 꺼낸 카드가 '디자인'이다. 그는 기아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감각적인 디자인을 셀링 포인트로 잡고 아우디 TT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린 피터 슈라이어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영입했다. 정의선 회장 표 '디자인 경영'의 시작이다. 기아에서 출발한 디자인 경영은 정의선 회장이 그룹을 총괄하며 그룹 전체로 번졌고, 그 결과 현대차·기아는 세계 시장에서도 밀리지 않는 '디자인 명가'로 거듭났다.

16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신차 디자인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기아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단독 전시를 열면서 디자인 측면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현대차그룹의 세 브랜드가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F 디자인어워드에서 금상을 포함한 31개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레드닷 어워드 등 유력 디자인 관련 시상식에서 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꾸준히 수상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정의선 회장의 '디자인 경영' 성과라는 평가다. 디자인을 중심으로 각 브랜드를 정립해나간 정 회장의 전략이 세계 시장에 통한 것이다.

정 회장이 세계적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디자인 경영'은 이제 현대차·기아의 이념으로 자리잡았다. 슈라이어 사장은 그룹사 브랜드 디자인 전략을 총괄하며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디자인 정체성을 각각 확립했다. 기아의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 그릴'이나, 제네시스 '두줄 램프' 등 브랜드를 대표하는 '패밀리룩'도 이때 완성됐다.

정 회장은 슈라이어 사장 이후에도 디자인 경영을 이어나갈 인재를 지속 영입했다. 아우디·람보르기니 등 글로벌 완성차브랜드 디자인 총괄을 거친 루크 동커볼케 사장, GM부터 벤틀리까지 해외에서 이름을 날린 이상엽 부사장, BMW·벤츠 디자인 총괄을 지낸 카림 하비브 부사장 등이다. 슈라이어 사장이 2021년 은퇴한 이후에는 이들이 현대차그룹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외부 인재들이 수혈되면서 신차 개발 과정에서 디자인을 우선시하는 문화도 형성됐다. 예전에는 기술에 맞춰 디자인을 수정했다면, 이제는 디자인을 우선순위에 놓고, 기술개발을 통해 이를 실현시키는 방식이다.

지난해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에 대응하기 위해 디자인 조직을 개편했다. 전기차 전환과 함께 외관은 공기 저항을 줄이고, 내부는 넓어지는 등 디자인적인 변화가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디자인센터를 하나로 모아 본부급인 '글로벌 디자인 본부'를 설립했다. 루크 동커볼케 사장이 최고디자인책임자(CDO)이자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를 맡았고, 이상엽 부사장이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카림 하비브 부사장은 기아글로벌디자인담당에 임명됐다.

디자인 조직을 승격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는 '포니'를 닮은 외관으로 그룹 헤리지티에 미래적 감성을 더한 디자인으로 호평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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