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로펌 zip중탐구] 서초동 떠나 강남·여의도로…‘네트워크 로펌’의 도전장

[로펌 zip중탐구] 서초동 떠나 강남·여의도로…‘네트워크 로펌’의 도전장

기사승인 2024. 04. 18. 08: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대륜 15일 여의도 본사 이전 개소식
"기업 고객 접근성 높이려 본사 이전"
YK, 법인 전환 후 3년 만에 매출 3배
"개인사건 수임 한계…기업 법무 확장"
industry-8303482_1280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Pixabay
전국에 여러 사무소를 두고 같은 간판을 달아 영업하며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이른바 '네트워크 로펌'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들은 형사·민사·가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오프라인에서는 물리적 이점을 활용해 저변을 넓히고 온라인에선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신규 고객을 빨아들인다. 몇 년 사이 급격히 외형을 키운 네트워크 로펌들은 최근 서울 주요 입지에 본사를 옮긴 뒤 대형 로펌이 독식하다시피 한 '기업 법무' 영역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대한민국 1위 하고 싶다."

법무법인 대륜의 박동일 대표변호사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에서 열린 본사 이전 개소식에서 밝힌 포부다. 대륜은 전국 38개 사무소를 두고 200명 이상의 변호사가 활동 중인 대표적인 네트워크 로펌이다. 매출 규모나 변호사 수로는 20위권에 위치해 있다.

대륜이 서초동 법조타운을 벗어나 여의도 랜드마크 건물에 새 둥지를 튼 것은 기존의 민·형사 사건에서 기업 중심 법률서비스를 키우겠다는 일종의 선언이기도 하다. 로펌 업계는 기업이 밀집한 사대문 안에 본사를 둔 김앤장·광장·태평양이나 강남에 자리한 율촌·화우·바른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김국일 대륜 대표변호사는 "법원 근처에 다수의 로펌이 자리한 것과 달리 대륜은 기업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여의도에 본사를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 3년 만에 매출 3배…YK 성장 비결은
설립 12년 만에 매출 기준 '10대 로펌' 반열에 오른 법무법인 YK 역시 지난해 교대역 법원삼거리에서 강남역 사거리로 본사를 이전했다. 전국 28개 분사무소를 둔 YK는 2020년 법무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2020년 249억에서 2023년 803억원으로 3년 만에 매출이 3배로 뛰었다. 올해는 1000억대 진입을 목표로 한다.

일부 네트워크 로펌의 경우 소속 변호사가 사무소를 운영하며 번 돈은 각자 가져가는 '별산제' 구조인 반면 YK는 대형 로펌 직원들의 월급(재무)부터 채용(인사)까지 모두 본사에서 담당한다. 검찰·경찰 출신 인재들이 대형 로펌 대신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추세다. 강력수사 분야에서 유일하게 '블랙벨트' 인증을 받았던 천기홍 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협력 부장검사가 지난해 YK행을 선택해 이목을 끌었고, 최근엔 광장에서 일하던 변호사 2명도 YK로 이직했다.

YK의 한 관계자는 "지방에 살지만 몸이 아프면 수도권 대학병원을 찾아가는 것처럼 법률 시장도 불균형이 있었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결 하려 전국적인 법률망을 갖춰 틈새 시장을 파고든 것이 YK 성장을 이끈 비결"이라며 "현재는 지역 분사무소에서도 수도권 수준의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퀄리티 컨트롤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네트워크 로펌을 김광태세율화(김앤장-광장-태평양-세종-율촌-화우)로 대표되는 대형 로펌과 곧바로 견주기는 시기상조라는 이야기도 많다. 대형 로펌의 경우 개인 민·형사 사건은 일체 수임하지 않고 기업 법무로만 수익을 내고 있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대형로펌의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 로펌은 부장검사·부장판사를 영입한 뒤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개인 사건을 수임하는 구조가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 사건 수임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어 기업 법무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라며 "어찌 되었든 변호사들이 법원 근처에 사무소를 열면 고객이 알아서 찾아오는 시대는 끝났다"라고 전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