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볼파라 M&A 최종 완료…“AI 통한 의료혁신 가속”

볼파라 지분 100% 확보로 자회사 편입
미 유방암 검진 시장 등…글로절 시장 공략

서범석<오른쪽> 루닛 대표와 테리 토마스 볼파라 대표가 22일 서울 강남 루닛 본사에서 열린 인수합병(M&A) 종료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루닛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의 8개월간의 인수합병(M&A) 여정이 막을 내렸다.

루닛은 글로벌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볼파라)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2일 밝혔다. 양측은 이날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A 완료를 공식화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글로벌 AI 트렌드에 발맞춰 양사가 결집된 역량을 바탕으로 전 세계 의료AI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필수적 선택이 이번 인수였다"고 말했다.

실제 루닛은 지난 2023년 9월 볼파라 측에 M&A를 제안한 후 독점적 실사(11월), 인수 계약 체결(12월) 등 빠른 속도로 M&A를 추진했다. 올초 뉴질랜드 해외투자규제청(OIO)과 고등법원으로부터 잇따라 투자 계획안에 대한 승인을 획득했다. 이달 초에는 166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지난 21일 볼파라 지분 100%를 취득,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를 계기로 루닛은 미국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낸다. 볼파라는 미국 내 2000개 유방암 검진기관에 유방암 검진 관련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전체 매출의 97% 이상은 미국 시장에서 나온다.

루닛은 볼파라가 가진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고도화된 유방암 검진 시스템을 통해 미국 매출을 더욱 끌어올릴 방침이다. 볼파라 고객을 대상으로 유방암 검진 AI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와 루닛 인사이트 DBT를 판매할 계획이다. 양측은 유럽, 중동, 중남미,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미국 외 지역에서 루닛은 자사 제품에 더해 볼파라 제품 판매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루닛은 이날 '새로운 AI 시대의 시작'을 선언하고 AI 기술을 통한 의료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서 대표는 "양사 인공지능 기술력 결합에 따른 시너지 창출이 M&A의 최대 성과"라며 "루닛의 정확도 높은 AI 알고리즘 개발 능력에 볼파라의 유방 조직밀도 정밀분석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유방암 검진 기술 수준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볼파라가 확보하고 있는 1억장 이상의 의료 데이터와 자체 확보한 다국적·다인종의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조건과 환경에 상관없이 적용 가능한 '기초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스스로 판독하고 진단하는 '자율형 AI' 시스템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테리 토마스 볼파라 대표는 미국 시장의 기회요소와 사업전략에 대한 발표에서 "미국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하루 8시간 동안 3~4초마다 한 장씩 의료 영상을 판독해야 할 정도로 업무량이 과중해 AI 도입 필요성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미국 질병예방 특별위원회(USPSTF)가 유방암 검진 연령을 기존 50세에서 40세로 앞당겨 앞으로 40~75세 여성은 격년으로 유방촬영을 받도록 권고한 '유방암 검진 권고안'에 따라 미국 내 유방암 검진 수요가 늘어난 것은 큰 기회요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토마스 대표는 "최근 들어 볼파라는 자사 워크플로우 플랫폼에 폐암 및 폐 결절 조기진단 소프트웨어를 연계해 사용하는 등 유방암 외 시장으로의 확장 기조에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루닛 AI 솔루션을 탑재하게 되면 유방암은 물론 폐암 등 다양한 검진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앞으로도 양사는 다양한 AI 솔루션과 고도화된 검진 플랫폼을 의료기관에 유통함으로써 글로벌 암 진단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