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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고양이 외출 금지령에 80%가 찬성

호주, 고양이 외출 금지령에 80%가 찬성

기사승인 2024. 05. 2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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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 cats
호주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는 '고양이 외출 금지' 정책은 고양이와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만, 들고양이와 반려고양이 관리를 위한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pixabay)
호주에서 반려동물로 키워지는 고양이라도 혼자 외출하는 것을 금지하자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호주 에이비시(ABC) 방송은 20일(현지시간) 지방의회 중 3분의 1 이상이 반려고양이를 야간 혹은 하루 24시간 집에서 안전하게 격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면서 '고양이 외출 금지'에 참여하는 지방정부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적지 않은 수의 호주 지방정부가 고양이 혼자 밖으로 나가는 것을 금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설적이로 고양이의 복지를 위해서다. 격리된 고양이는 자동차 사고, 개의 공격, 다른 고양이와의 (영역)다툼, 질병 감염 등으로부터 보호되기 때문에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에는 약 500만 마리의 고양이가 반려동물로 등록돼 있으며 대부분 실내에서 사육 중이다.

야생동물 보호 역시 고양이 외출 금지와 관계가 깊다. 최근 발표된 관련 연구에 따르면 밖에 나가는 고양이 5마리 중 4마리는 새와 도마뱀을 포함해 일주일에 평균 2~3마리의 동물을 사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매년 평방킬로미터당 최대 1만 마리, 전국적으로 3억2000만 마리의 토착동물이 사냥을 당한다면서 고양이와 야생동물의 접촉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양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질병 감염에 대한 우려도 크다. 가장 널리 퍼진 것은 톡소플라스마증으로, 연구에 따르면 지역사회의 22%에서 66%가 이 질병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톡소플라스마증은 고양이의 배설물이나 공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으며, 후천성 면역 결핍증 환자나 면역 체계가 약화한 사람에게는 뇌와 관련한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이 매개 질병으로 생긴 피해는 생각보다 크다. 호주에서는 급성 감염으로 인한 연간 약 8500명이 입원하고 이 중 550명이 사망한다.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의 경우 뇌와 관련한 심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한 의료 비용, 소득 손실 비용은 한화로 연간 5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격리가 필요하지 않은 교외에서는 평방 킬로미터당 최대 100마리의 반려고양이를 찾을 수 있다면서, 이 고양이가 이 질병의 발병률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최근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는 고양이 외출 금지에 찬성하는 비율이 80%에 달했다. 모나쉬 대학이 3400명을 대상으로 '반려고양이를 집에 격리하도록 요구하는' 정책을 지지할 것인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대다수(66%)가 고양이 격리를 지지한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12명 중 1명꼴(8%)에 그쳤다.

하지만 모든 지방정부가 고양이 외출 금지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와 서호주에서는 주법에 따라 지역의회가 고양이 격리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반려동물 관련 상품 판매로 한 해에 약 2조5000억원을 걷고 있다며, 이 중 일부를 지역사회가 안전하게 고양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써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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