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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AI에 1조 투입… 데이터 플랫폼 자신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AI에 1조 투입… 데이터 플랫폼 자신있다”

기사승인 2024. 05. 2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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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초 PLCC 파트너 협력 확대
데이터 분석해 알고리즘 모델 제공
"애플페이 도입, 책임감으로 추진
EMV 파생 통해 스타트업 키워야"


"2만원으로 연인과 추억을 만들고 SNS에 현대카드 공간이 소개됩니다. 이 곳에 오면 1층부터 3층까지 요리 냄새가 전달될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지난 21일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cooking library). 이곳은 요리 책부터 전시 작품, 전체 설계 구조까지 구석구석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손을 거쳐 탄생한 공간이다. 그 만큼 쿠킹 라이브러리에 대한 정 부회장의 애정은 남다르다. 쿠킹 도서관 한편에는 반려인들을 위한 '펫 쿠킹' 서적이 있는데, 강아지를 좋아하는 정 부회장의 아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마련됐다. 정 부회장의 공간 철학이 반영된 만큼 그가 직접 그린 내부 설계도도 직접 볼 수 있다. 

 이런 특별한 공간에 젊은 감각의 캐주얼 슈트를 입은 정 부회장이 등장했다. 기자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넨 그는 자신에 대한 키워드가 적힌 명함을 건넸다. '데이터 사이언스·금융·브랜드'. 정 부회장 명함에 적힌 세 가지 키워드 중 첫 번째 키워드인 '데이터 사이언스'가 한눈에 들어왔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정 부회장의 경영 철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단어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AI(인공지능)에만 1조원을 투자했다"며 "이제는 (AI에 대한) 강의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밝혔다. 머지않을 미래에 도래할 AI 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그는 데이터 설계 모델 개발에 수년간 공들였다. 수익 등 실적을 중시하는 다른 금융사들과는 과감히 다른 길을 간 셈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AI·데이터 기술은 전 세계 표준형"이라며 "여기에 독보적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년에 걸쳐 구축하고 개발한 데이터 설계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들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PLCC(상업자표시카드) 사업이 있다. 정 부회장은 업계 최초로 데이터 기반으로 PLCC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현대카드는 19개 유력 파트너사들과 '도메인 갤럭시(데이터 동맹)'를 결성했다. 각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현대카드가 분석해 데이터 알고리즘 모델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대카드 성공 이후 경쟁사들도 뒤늦게 PLCC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 부회장도 기자들에게 "PLCC는 제 사활을 건 사업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미국 PLCC 역량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싱크로니파이낸셜의 성공 사례를 들여다보고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PLCC는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운 사업이지만, 데이터로 승부한다면 그 이상의 성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는 PLCC와 GPCC(범용 신용카드)를 성공시킨 전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회사"라며 "(최근 파트너십을 맺은) 올리브영도 현대카드의 데이터 플랫폼 때문에 들어왔고, 이처럼 궤도에 오른 사업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플페이 도입에 대한 언급도 이어갔다. 정 부회장은 "애플페이는 책임감 때문에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은 정 부회장이 미국 애플 본사를 오가며 적극 추진해 마련된 성과로 꼽힌다. 애플페이 효과로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은 업계 3위에 안착했다. 애플페이 도입으로 애플을 이용하는 신규 회원 수가 유입됐고, 현대카드 강점인 아메리카익스프레스(아멕스) 등 프리미엄 카드와의 시너지 효과로 국내외 이용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애플페이를 둘러싼 잡음도 적지 않았다. 결제 대금의 0.15%를 애플 측에 수수료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부 유출이란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그렇게 따지면 외산차, 외산폰은 왜 쓰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은 "우리나라에 결제 스타트업(payment startup)이 없는 이유는 EMV(유로페이·마스터·비자)가 도입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EMV의 파생이 제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며느리인 리디아 고 선수에 대한 일화도 전했다. 정 부회장은 "리디아는 성격이 좋고 성실하다"며 "운동을 관두지 말고 손주는 나중에 천천히 봐도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news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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