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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에 고민 많은 말레이, 노인학대까지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

고령화에 고민 많은 말레이, 노인학대까지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

기사승인 2024. 05. 2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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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4년 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말레이시아에서 노인학대 사례가 잇달아 보도되면서 노인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더스타(The Star)
말레이시아에서 노인학대 사례가 잇달아 보도되면서 노인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고 노인학대 가해자가 대부분 친족으로 밝혀져 보호망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현지매체 더선데일리에 따르면 2018년 6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말레이시아 병원에 방치되거나 버려진 노인은 2144명이다. 말레이시아인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대 들어 친족이 노인을 병원에 유기하는 건수는 50% 가량 늘었다. 매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노인을 고의적으로 유기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2021년 한 해 동안 병원에 입소한 노인 환자만 752명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부양의무자가 의도적으로 연락을 두절하는 유기 또는 방임 유형의 노인학대를 겪고 있다.

또한 '국민건강 및 이환율 2018'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학대를 당했다고 응답한 노인 비율은 9%였다. 이는 노인 10명 중 1명꼴이 학대를 겪었다는 것이다. 다만 학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가정 내 범죄를 은폐하려는 경우가 많아 실제 학대 건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노령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노인 학대에 대한 국가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60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인구의 15.3%에 달하고, 2044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인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최근 노인학대의 심각성을 깨닫고 2030년까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인법(Senior Citizen Bill)'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에는 노인을 요양시설 및 병원에 유기하는 경우 부양의무자의 급여를 일부 삭감하거나 처벌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노인보호행동연합회(AgeCope) 델렌 회장은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학대가 발생하고 있지만 관련 대책은 미비한 상황"이라며 "부양의무자의 경제적 수준, 노인 가족관계 등에 따라 학대 양상도 달라질 것이기에 노인학대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법적, 사회적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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