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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LGBT 금지’ 인니 방송법 개정 추진에 거센 반발

‘탐사보도·LGBT 금지’ 인니 방송법 개정 추진에 거센 반발

기사승인 2024. 05. 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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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ONESIA-LAW/MEDIA-CURBS <YONHAP NO-5140> (REUTERS)
2023년 12월 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전통시장에서 트랜스젠더 여성 아구스티나(41)가 트랜스 슈퍼 히어로 패션쇼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의회가 탐사보도와 성소수자(LGBT)와 관련된 보도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하원이 마련 중인 방송법 개정안은 탐사보도는 물론 성소수자와 관련된 내용의 콘텐츠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2002년 제정됐던 인도네시아의 방송법은 2020년 처음 개정이 논의됐지만 최근 개정안의 세부 내용이 언론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킨 것이다.

해당 소식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직 의회로부터 해당 초안은 받지 못했지만 개정안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언론인과 시민사회단체들도 즉각 반발했다. 이처럼 계획적 저널리즘 규제가 인도네시아가 1998년 수십 년 간의 권위주의 통치에서 벗어난 이후 어렵게 쟁취한 표현의 자유와 같은 가치들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독립 언론인 협회는 "언론인으로서 더 이상 부패·환경 범죄와 같은 중요한 이야기를 공개할 수 없게 될 것"이라 반발했고 니닉 라하유 언론위원회 위원장도 "법안이 시행된다면 언론의 독립성은 사라질 것"이라 반발했다. 그는 해당 법안의 초안 작성 과정에서는 언론위원회와의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해당 법안은 성소수자를 폭력·신비주의 등과 함께 묶어 "대중에게 잠재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는 부정적인 행동이나 라이프스타일"로 규정, 이러한 내용을 표현하는 콘텐츠를 금지한다는 점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저명한 영화제작자 자코 안와르도 "(성소수자 등 관련 콘텐츠) 금지는 (영화와 출판 등) 창조적 업종 종사자들의 독창성과 언론 자유를 저해한다"면서 이 법안은 위험하고 시행할 수도 없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같은 반발에 법안을 추진 중인 하원 의원들은 법안이 초기 단계로 중도에 (내용이) 바뀔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법안을 감독하는 한 의원도 "우리가 동성애를 혐오한다는 인상을 주거나 과도한 감시를 하고 싶지 않다"며 "해당 법안에 대해 다시 강력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무슬림 국가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에서는 동성애가 금기시되고, 아체주(州)에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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