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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건설업계, 쌍팔년도식 하자 대응 태도 바꿔야

[기자의눈] 건설업계, 쌍팔년도식 하자 대응 태도 바꿔야

기사승인 2024. 05. 2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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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전원준 기자
건설부동산부 전원준 기자
"휜스테이트(힐스테이트)·순살자이(자이)·통뼈캐슬(롯데캐슬)·흐르지오(푸르지오)."

부동산 수요자들이 국내 최상위권 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를 겨냥해 사용하는 멸칭이다. 이들 아파트를 포함해 전국에서 부실시공·하자 논란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단지의 품질이 영세 건설사가 시공한 단지보다 우수할 것이란 기대가 철저히 무산된 데 따른 불신이 반영된 셈이다.

최근에는 전남 무안 소재 830가구 규모 아파트 사전점검에서 5만8000건이 넘는 하자가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건물 외벽이나 내부 벽면, 바닥 등이 기울거나 내장재가 잘못 채워지고, 계단과 화장실 타일도 여럿 파손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여론의 집중포화가 이어졌다. 결국에는 시공사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비슷한 시기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에선 시공사가 준공 승인을 앞두고 비상계단을 깎아낸 사실이 드러났다. 시공사 측은 층간 높이를 맞추기 위한 정상적인 공사라고 해명했지만, 입주예정자들이 지속 우려를 제기하자 결국 재시공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논란은 어제오늘 발생한 일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최소 수백가구에서 최대 수천가구에 달하는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부실시공·하자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입주예정자가 경미한 사항을 두고 포용력을 발휘할 때나 할 법한 생각이지, 시공사의 핑곗거리가 돼선 곤란하다.

하자 대응 방식도 더욱 수용적으로 바꿔야 한다. 오죽하면 분양 계약자가 집값 하락 우려를 감수하고 언론 제보 등을 통해 공론화를 시도했겠는가.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을 지불한 이들을 단순 '블랙 컨슈머'(악성민원을 고의·상습적으로 제기하는 소비자)로 치부해선 안된다. 집주인들의 정당한 하자 보수 요구에 쌍팔년도식 모르쇠로 일관했다간 브랜드 이미지만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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