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상암입성’ 임영웅, 한계 없는 꿈의 도전 “또 다른 시작일 것”

임영웅의 전국투어 '아임 히어로-더 스타디움' 콘서트가 지난 25~26일 양일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됐다/제공=물고기 뮤직

"데뷔 후 2849일이 흘러 이 스타디움에 서 있는 건 저의 힘이 아닌 바로 여러분들의 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저는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꿈을 꾸겠다."

임영웅이 트로트 가수 최초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입성했다. 솔로 가수로는 서태지, 싸이, 지드래곤(빅뱅)에 이어 네 번째다. 지난 25~26일 전국투어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IM HERO - THE STADIUM)'의 콘서트를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됐다. 양일간 10만여 명의 영웅시대(임영웅의 팬클럽 이름)와 함께했다. 공연장에 함께 하지 못한 팬들은 상암경기장 근처에서 소리로 함께 공연을 즐겨 임영웅의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은 '축제의 장'이었다. 영웅시대는 준비된 부대시설에서 기념 스탬프 찍기, 엽서 보내기, 휴식 공간인 '히어로 스테이션' '히어로 익스프레스' '히어로 갤러리' 등에 참여하며 다가올 공연의 시간을 기다렸다.

예열을 마친 영웅시대 팬들은 공연장에 입성했고, '무지개'로 공연의 포문을 연 임영웅을 향해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이어 그는 '런던 보이'(London Boy) '보금자리'를 연이어 선보였다.

임영웅은 "1년 넘게 준비했는데 두 번만 하고 끝난다는 게 아쉽다. 제 모든 걸 갈아 넣었다고 했을 만큼 열심히 준비했다. 이다음에는 제가 뭘 해야 할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공연장을) 빌리는 것도 힘들었다. 더 큰 공연장에서 해도 가득 찰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영웅시대의 끝은 어디일지. 앞으로도 더 큰 꿈 한 번 펼쳐보겠다. 어디가 됐든 신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어제는 무대에 올라올 때 울컥했다. 어제보다는 덜 한 것 같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신나게 뛰어놀아 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영웅의 전국투어 '아임 히어로-더 스타디움' 콘서트가 지난 25~26일 양일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됐다/제공=물고기 뮤직

임영웅의 전국투어 '아임 히어로-더 스타디움' 콘서트가 지난 25~26일 양일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됐다/제공=물고기 뮤직

신나는 오프닝 무대를 선보인 임영웅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여기 계신 영웅시대뿐만 아니라 밖에도 많은 영웅시대 여러분들도 계신다고 들었다. 비가 와도 자리를 꽉 채워 주셔서 감사하다.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축구할 때도 수중전이 재밌다. 비 오는 날 축구가 잘 돼 오늘도 노래가 더 잘될 것이다. 춤은 더 잘 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비가 예보돼 있던 만큼 임영웅은 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우비를 함께 선물했다. 그는 "나눠 드린 우비 잘 받으셨죠? 빗물 안 들어가게 잘 입고, 추우니까 외투 입고 우비를 꼭 입어달라. 이런 날씨도 우리를 막을 순 없다. 비 오는 날 언제 공연을 해보겠나. 더 촉촉해진 감성으로 안전하게만 공연을 즐겨달라. 오래 기다리신 만큼 몇백 배 보답을 해드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계단 말고 엘리베이터' '소나기 '사랑해요 그대를' '따라따라' 등을 연이어 소화했다. 넓은 공연장으로 인해 영웅시대가 공연을 조금 더 가깝게 즐길 수 있게 메인무대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 또한 중앙, 양 측면 등 네 면에도 사이드 무대를 설치해 임영웅이 직접 찾아가 영웅시대와 함께하기도 했다.

상암에 어둠이 내리면서 공연장의 분위기를 더욱 무르익었다. 임영웅은 거대한 풍선 기구에 탑승해 2~3층 객석을 돌며 '사랑은 늘 도망가' '사랑역' '사랑해 진짜'를 선곡해 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도 만들어줬다.

'바램'으로 콘서트의 전반부를 마친 후 대형 스크린에는 연기에 도전한 '배우 임영웅'의 모습도 만날 수 있었다. 스크린을 통해 단편영화 '온기'의 예고편이 공개된 것. 지난 6일 발표한 싱글 '온기'의 뮤직비디오에는 임영웅이 출연한 단편 영화의 일부가 깜짝 공개돼 눈길을 끈 바 있다. 임영웅은 배우 안은진, 현봉식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췄다.

임영웅은 "예전부터 이런 단편영화를, 촬영을 해보고 싶었다. 지방 투어 회식 투어 때 슬쩍 던져봤는데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 툭 던져두고 휴가 가서 숙소에서 시나리오를 혼자 쓱쓱 썼다. 한 번 쓰니 계속 써지더라. 감독님이 내용을 싹 바꾸긴 했지만 재밌는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임영웅이 트로트 가수 최초로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입성했다/제공=물고기 뮤직

임영웅이 트로트 가수 최초로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입성했다/제공=물고기 뮤직

그러면서 "앞으로도 연기를 해보고 싶다. 연기 선생님께서 '제법이다'라고 해주셔서 자신감이 생겼다. 로맨스·액션·커플연기 등을 해보겠다. 오늘 이 영상은 예고편이다. 이것저것 촬영하다 보니 30분이 넘더라. '전체 버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각종 OTT에서 보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보여드릴 수 있게 준비 중이니 많이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무대에 오른 임영웅은 '온기' '모래 알갱이' '우리들의 블루스' 연이어 부르며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무대를 완성해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어둑해진 밤하늘과 잘 어울리는 노래를 들려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말하며 '아버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선보였다.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에도 임영웅과 영웅시대의 열정은 뜨거웠다. 임영웅은 비가 내리며 추워진 날씨에 팬들의 건강도 걱정했다.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옆에 있는 스태프에게 이야기해 달라"고 말하기도.

이 밖에도 '돌아와요 부산항에' '어쩌다 마주친 그대' '아파트' '남행열차' '아비앙또' 등 신나는 메들리로 상암의 분위기를 한층 더 뜨겁게 달궜다. 이어 지난 6일 공개한 싱글 '홈(Home)'을 열창하며 팬들의 마음을 감동케 했다. 임영웅은 발라드·댄스를 비롯해 아이돌 못지않은 안무와 랩 실력을 뽐내며 180분간 상암에서의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완주했다.

앙코르 무대 시작 전 스크린을 통해 영웅시대를 향한 마음을 전해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는 "저는 잘 알고 있다. 제가 먼지만 한 점에 불과한 사람이라는 걸, 제가 유일하게 빛나는 순간은 여러분 앞에서 노래하는 순간이라는 것, 데뷔 후 2849일이 흘러 이 스타디움에 서 있는 건 저의 힘이 아닌 바로 여러분들의 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제야 또렷이 보인다.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 게 영웅시대라는 걸. 보잘것없던 제 곁을 변치않고 지켜준 존재가 누구인지, 여전히 작은 점에 불과한 저를 수많은 인연의 선들로 이어 큰 우주로 만들어주신 여러분. 여러분 덕분에 앞으로도 저는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꿈을 꾸겠다. 사랑합니다. 나의 영웅시대."라고 말했다.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로 앙코르 무대를 마친 그는 "평생에 한 번 설 수 있을까 할까 한 무대를 2일간 했다. 이 모든 게 말도 안 되는 일인지 잘 알고 있다. 기적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 모두의 힘이 모여 탄생된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곳이 종착역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영웅시대를 향해 큰절해 큰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