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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고, 화장품 사고… 가성비여행 즐기는 MZ ‘싼커’

한복 입고, 화장품 사고… 가성비여행 즐기는 MZ ‘싼커’

기사승인 2024. 05. 2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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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中 관광객 달라진 소비패턴
SNS로 여행지 찾고 맛집투어 즐겨
1분기 101만명 방문…전년比 86%↑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경복궁 인근 한복대여점 앞에서 한복을 차려 입은 중국인 관광객이 거리를 걷고 있다. /설소영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 화장품 매장 내에선 중국어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각 층에 놓인 매대에서 일명 '싼커(개별 관광객)'라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품 구경에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베이징 출신 비비씨(20·여)는 "부모님과 한국 여행을 왔다. 화장품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돌아갈 계획인데, 살 만한 물건이 있는지 미리 구경 왔다"며 "스킨케어 제품을 사고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 직원도 "화장품 가게에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을 자주 만났다"며 "이들은 주로 팩이나 클랜징폼 등을 대량으로 사간다"고 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경복궁 인근 한복집에서 만난 상하이 출신 왕웨이씨(28·여)는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사진 촬영 장소, 맛집, 쇼핑할 곳 등을 모두 SNS를 통해 검색해 경복궁에 왔다"며 "한복 대여점에서 한복뿐 아니라 촬영, 메이크업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친구와 함께 들렀다"고 했다. 가게 직원은 "SNS나 유튜브 등을 접하고 가게를 찾아오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며 "비가 오는 날임에도 손님들이 많아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띠었다.

코로나19 이후 썰렁했던 서울 거리에 중국인 관광객이 점차 늘고 있다. 특히 개별 여행을 선호하는 중국 MZ세대 '싼커'의 방문이 늘면서 관광·소비 행태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싼커'들은 기존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游客)의 '싹쓸이 쇼핑' 대신 '맛집 투어' 등 새로운 소비 패턴을 보이며 중국인 관광객의 새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34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에만 139만2000명으로 2019년 같은 달의 97.1% 수준을 회복했다. 이 가운데 중국 관광객은 1분기 101만5000명이 한국을 방문해 1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3월 방한한 중국인은 전년 동월 대비 86.3% 상승한 39만1000명이다.

과거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대부분 단체 중심의 유커와 보따리상(따이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중국인들의 관광 행태는 '소규모화' '개별화' 추세가 뚜렷해졌다. 중국의 MZ세대들은 대체로 SNS에서 한국 문화를 접하고 현지 맛집과 자신의 선호에 맞는 여행지를 자유롭게 찾아다닌다. 택시나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에도 적극적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면세점 소비를 줄인 데엔 하이난(海南) 지역에 대규모 면세장이 개발되면서 현지 수요를 흡수한 영향도 있다. 화장품 등 중국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한국 제품의 인기가 줄었다. 또 풍부한 여행 경험이 쌓이면서 여행도 전문화가 되고 있어 단체 여행이 아닌 개별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이전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데 조금은 시간이 걸리지만 다시 회복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연구소장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코로나19 이전처럼 완전히 회복된다는 것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개별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일·중 정상회담의 성과에 따라 관광 회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일·중 3국 정상회의는 이날부터 27일까지 이틀간 서울에서 개최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인 리창 총리와 한·중 경제통상 협력 확대 및 중국 내 우호적 투자 환경 조성,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글로벌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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