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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일담] 잇따른 사고에도 영풍 석포제련소 ‘강행군’

[취재 후일담] 잇따른 사고에도 영풍 석포제련소 ‘강행군’

기사승인 2024. 05. 2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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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전부터 중대재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데 잘 고쳐지지 않는 사업장이 있습니다. 바로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입니다. 이곳에서는 1997년부터 중대재해가 터졌으며 최근 6개월 새 벌써 두 차례 중대재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고용노동부로부터 9차례 제재 조치를 받았습니다. 영풍은 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핵심 사업장은 석포제련소입니다. 그런 만큼 관리감독이 철저해야겠지만 중대재해는 끊임없이 발생해 왔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노동자 4명이 급성 비소중독에 쓰러졌고 이 중 1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그 후 3개월여만인 지난 3월 8일 임시직 노동자가 작업중 또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50대 초반의 임시직 노동자는 정규직은 아니었으며 하청업체 직원도 아니었습니다. 인력업체가 삼척에 사는 노동자를 석포제련소에 공급한 임시 일용직이었습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규직 직원 2명이 비소중독으로 입원했는데 다행히 바로 퇴원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하청업체 직원 두 명 중 한명은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은 심각한 건강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3개월 만에 터진 사망사고의 피해자는 정규직도 하청직도 아닌 단순 임시 일용직이었습니다. 회사의 노동자들이 죽고 다치는 위험한 공장 현장에 숙련된 노동자가 아닌 임시 일용직 노동자를 투입한 것입니다.

지난달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 됐지만 하청직과 임시직 노동자의 중독 및 사고사망에 대한 중대재해의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에서 회사는 정규직의 경우보다 훨씬 자유롭게 됩니다. 게다가 오너인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은 그룹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핵심 사업장인 영풍 석포제련소의 소장은 배상윤 대표가 맡고 있어 처벌 대상에서는 제외될 전망입니다. 시민단체들은 그가 전문경영진을 내세우며 경영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아 의도적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대구고용노동청은 27일부터 영풍 석포제련소를 대상으로 산업안전 감독에 들어갔습니다.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지 노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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