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삼성, 상반기 최대 50억원 환입 PF 정상화에 사업 추진… 수익 개선 충당금 적립 규모 떨어지는 중소형사 추가 충당금·평가손실 반영으로 울상
작년 증권사의 최대 악재 중 하나였던 충당금 리스크가 줄어들고 있다. 작년 충분히 반영한 충당금 효과로 올해 그 규모가 감소하고 있으며, 일부 증권사에서는 환입이 발생했다.
이는 증권사 수익성 개선에 힘이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1, 2위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서는 기적립 충당금에서 환입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작년보다 충당금 적립 규모가 줄었다는 평가다.
3분기 본격화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조치에도 이들 대형 증권사는 충당금 관리를 자신하고 있다.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경우, 오히려 환금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반면 대형사에 비해 자본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리스크가 여전하다. 여기에 충당금을 만회할 만한 다른 수익원도 부족해 하반기 규모에 따른 수익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부동산PF 관련된 쌓았던 충당금 중 20억원가량이 2분기에 환입됐다.
지난해 보유하고 있는 브리지론 중 상당 부분을 충당금으로 적립해 관련 손실 위험에 대비한 가운데, 부동산PF 구조조정 조치에 따라 일부 사업장이 정상화되자 환입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1분기 부동산PF 관련 충당금이 0원이던 삼성증권은 2분기에도 충당금을 적립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50억원 환입이 이뤄졌으며,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2조2000억원으로 수준으로 올해 1분기말 2조7000억원(NICE신용평가 기준)과 비교하면 5000억원가량 줄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7109억원과 5110억원의 반기 당기순이익을 기록, 업계 1, 2위를 차지했다. 부동산PF 관련 리스크가 안정적으로 관리한 부문은 호실적의 원인 중 하나였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PF 정상화 조치가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한 일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는 호재가 됐다는 평가다. 정상화 과정에서 브리지론 단계에 있는 PF 사업장의 사업이 추진되면서, 수익이 발생해 환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하가 확실시되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금리인하가 부동산 경기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부동산PF 구조조정이 적극 이뤄진다고 해도 작년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한 증권사들의 리스크는 크지 않다"며 "오히려 부동산PF 정상화로 사업이 정상 추진되는 사업장에서는 환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충당금 적립이 부족했던 중소형사는 부동산PF 정상화 조치가 추가 충당금·평가손실 반영으로 이어지며 울상이다.
실제 지금까지 상반기 실적이 공개된 중소형사 중 IM증권은 8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252억원)과 IBK투자증권(292억원)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4%, 27.4% 감소했다. 이로 인해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상반기 부동산PF 충당금·평가손실 관련 우려를 크게 줄였는데, 이는 작년 충분한 충당금 적립과 사업다각화로 인한 수익원 확보 때문"이라며 "중소형사의 경우 하반기 추가 충당금·평가손실 반영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이를 만회할 다른 수익원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