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ip20240908103105 | 0 | 지난 6일 국내 최대 규모 탄광인 장성광업소는 1936년 문을 연 이래 87년 만에 이날 광업권 소멸등록을 마치고 공식 폐광했다. 1일 강원 태백시 장성광업소에서 한 직원이 갱구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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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역난방공사와 광해광업공단이 국제 에너지 가격과 물가 상승 여파에 결국 공동 설립한 바이오매스 발전 자회사 '힘이되는나무'를 청산한다. 자회사를 세운 후 1년 동안 연료가격 상승과 동해안 일대의 전력연계 문제 등 예상치 못한 비용 증가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한데 따른 결정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내 한난과 광해광업공단·한국플랜트서비스·한국지역난방기술 등 4개사는 '힘이되는나무' 주주총회를 열고 청산 유무를 결정한다. 지난해 대주주인 한난이 매각 절차를 진행했지만, 계속된 유찰로 결국 청산절차에 돌입했다. 사업성 하락 때문에 다른 사업자들이 쉽사리 뛰어들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힘이되는나무'는 2022년 3월 설립된 바이오매스 발전회사로, 한난 등 4개사가 출자했다. 총 자본금은 100억원으로, 한난·광해광업공단·한국플랜트서비스·한난기술 등 4개사의 지분율은 각각 51%, 20%, 20%, 9%다.
'힘이되는나무'는 당초 폐광지역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ECO JOB CITY 태백 도시재생 뉴딜사업' 차원에서 추진됐다. '힘이되는나무'는 강원도 태백시 장성동 일원에 전기 9.9㎿·열 8G㎈을 생산하는 규모로, 총 67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세울 계획이었다. 바이오매스(미이용 산림 목재)의 경우 다른 신재생에너지보다 높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2점)를 받기 때문이다. 한난 등 발전사들은 신재생에너지의무공급(RPS) 제도 의무이행사로, REC를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국제 에너지 가격과 물가 상승에 따라 바이오매스 가격이 급등했고, 10만톤 규모의 연료(미이용 산림 목재) 물량 확보가 어려워져 결국 폐업절차를 밟게 됐다. 한난 관계자는 "발전소를 지으려면 어느 정도 연료 물량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어려워졌다"며 "발전소를 짓기 전인 기본설계 단계에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힘이되는나무는 한난이 제출한 '공공기관 혁신계획' 및 '재정건전화계획'에 포함된 건으로, 한난은 힘이되는나무를 포함해 자회사 3곳(300억원)의 출자 지분과 유휴 부동산 5건(1135억원)을 매각할 예정이다. 한난은 제출한 자구안 계획에 따라 지난해 매각 절차를 밟았지만, 인수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는 등 계속된 유찰로 결국 청산에 들어갔다.
연료 물량 뿐 아니라 동해안 일대의 전력대란도 비용 상승에 한 몫을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광해광업공단 측은 "원료수급과 강원도 지역 송전망도 비용 상승에 역할을 했다"며 "전력을 생산하더라도 전력망이 같이 가야 하는데, 송전제약 등 문제로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되면서 비용상승에 대한 대안을 못찾았다"고 말했다.
실제 동해안 일대 전력망 부족 문제는 심각하다. 전력망 부족으로 발전기 가동을 수시로 멈추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도 총 7기의 석탄 발전기는 실제 출력 가능한 발전량보다 절반 수준으로 제약운전했다. 또한 버려지는 전기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동해안 지역 발전량은 14.4GW(기가와트)였지만, 송전량은 11.4GW에 불과했다. 올해는 7.4GW나 송전량이 부족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대략 247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허공에 날리는 셈이다.
이달 중 주총에서 청산이 최종 승인이 된다면 한난 등 4개사는 잔여 자본금을 지분율에 따라 가져가게 된다. 한난 관계자는 "집행한 금액은 인건비와 기본설계 용역비"라며 "청산하게 된다면 잔여 자본금을 다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해광업공단 측도 "힘이되는나무의 토지 등 잔여 자본금을 지분율에 따라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