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한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8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당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사를 탄핵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하기로 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 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에서 문 전 대통령 수사 담당 검사에 대한 탄핵 논의가 이뤄졌다. 대책위는 추석 연휴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수사 담당 검사 탄핵'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소환 등 움직임이 가시화될 경우 고소·고발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8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현 정권에서의 검찰, 그리고 정부의 야당 탄압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문 전 대통령 일가 수사까지 야당 탄압 전선을 넓힌 것은 정권을 지키기 위한 얄팍한 꼼수에 불가하다. (전 정권 탄압에 대해서는) 탄핵뿐 아니라 청문회 등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조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한 대책위는 친명계(친이재명계) 인사들과 친문계(친문재인계) 인사들로 구성된 기구다. 해당 대책위엔 핵심 친명계 인사인 김영진 의원이 위원장직을 맡았고 이 대표의 '대장동 사건'을 변호했던 김동아·박균택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어 윤건영·한병도 의원 등 전 정권을 대표하는 친문계(친문재인계) 인사들도 기구에 합류했다.
민주당은 앞서 당내 유력 정치인이 직면한 검찰 수사에 대해 '담당 검사 탄핵'을 추진한 바다. 지난달 민주당 주도로 이뤄진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탄핵 절차로 인해 이 검사는 272일간 업무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이 검사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직 시 이뤄졌던 소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했다. 이 검사뿐 아니라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및 '위증교사 의혹'을 수사한 엄희준 검사, 이 대표의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을 수사한 강백신 검사 등을 겨냥한 탄핵을 밀어붙였다.
여당에선 민주당의 탄핵 행보를 '사법부 희화화'임을 지적했다. 송서율 국민의힘 전 부대변인은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탄핵은 최후의 보루인데 민주당 입장에서 탄핵은 입법부가 남발할 수 있는 권한인 것 마냥 행사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더 안타까운 것은 이번 국회에서만 7번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점이다. 탄핵 제도가 민주당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희화화'가 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또 공직자를 향한 '무차별 탄핵'을 막고자 지난 12일 '탄핵남용방지특별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의 무분별한 탄핵 소추안 발의로 인한 국정 마비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탄핵남용방지특별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해당 특별법은 △탄핵소추 권한 남용 금지 명시 △직무 개시 후 6개월 내 탄핵 금지 △직무대행자 탄핵소추 제한 △보복 탄핵소추 금지 △탄핵소추 시효 3년 설정 △동일 사유로 중복 탄핵 발의 금지 △탄핵 각하 또는 기각 시 발의자 비용 부담 등의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