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수수료이익이 실적 견인…대출 부진
제휴 확대 등 외형확장으로 시장 우려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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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5연임에 성공한 윤호영 대표에겐 박스권에 갇혀 있는 주가는 과제다. 미래 성장력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제휴 확대와 대출 상품 출시 등 외형 확장을 통해 이 같은 시장 우려에 정면돌파한다는 구상이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익 전망치는 1281억원으로 전망됐다. 전년 1분기 당기순익(1112억원) 대비 15.2% 늘어난 수준으로, 1분기 최대 실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비이자이익의 성장세가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1분기 카카오뱅크의 유가증권관련이익이 6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가증권관련이익은 은행이 주식이나 채권, MMF(머니마켓펀드) 등에 투자해 벌어들인 수익이다. 카카오뱅크는 모임통장 등 다양한 예·적금 상품을 통해 금리가 낮은 저원가성예금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이를 모두 대출로 운용하기 어려워 초과분을 유가증권으로 운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의 수신 증가율은 5%, 대출 증가율은 그의 절반 수준인 2.5%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풍부한 수신 포트폴리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신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개인사업자대출 부문의 높은 연체율로 인해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카카오뱅크의 원화대출 성장률은 지난 2023년 38.7%에서 지난해 11.7%로 크게 낮아졌다.
성장 둔화는 윤호영 체제의 새 임기에서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과제다. 대출 자산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은행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자이익의 성장 여력도 낮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도 카카오뱅크의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떨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연초 2만8000원에서 연말 2만1050원으로 일 년 새 24%가량 떨어졌다. 3년 내 자산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밸류업 계획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 반등은 요원하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최근 외형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휴사와의 활발한 협력을 통해 강점인 플랫폼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증권사 등 타 금융업권뿐만 아니라, 지방은행 등 경쟁 관계에 있는 금융사들과도 손을 맞잡고 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공동대출 상품을 전북은행과 협업해 올해 하반기 중 출시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공동대출은 서로 다른 두 은행이 절반씩 자금을 조달해 소비자에게 대출을 내어주는 상품이다.
제휴 확대와 글로벌 사업 진출도 속도를 낸다. 리테일 영업에 강점이 있는 키움증권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연내 제휴 투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상반기 중 태국의 가상은행 인가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 금융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토스뱅크, 케이뱅크가 나란히 성장 전략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경쟁에서 한발 앞서는 모습"이라며 "움직임이 실제 실적 호조로 이어져 주주들에게 회사의 가치에 대한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