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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효자된 NPL투자사… 하나·우리 F&I, 순익 2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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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4. 29. 17:47

그룹 내 6·5위 계열사 등극 성장세
경기 불황에 대출 연체율 급등 영향
당국, 위험가중치 완화 검토 호재도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의 '부실투자(NPL) 전문 투자 회사'가 효자 계열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에프앤아이(이하 하나F&I),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이하 우리F&I) 모두 불과 1년 새 순이익이 2배 가량 성장하며, 그룹 5~6위권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NPL 투자전문 회사는 금융사로부터 싸게 사들인 NPL을 구조조정한 뒤, 매입가보다 높게 매각해 수익을 올린다. 경기 불황에 대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차주들이 급증하면서, 부실채권 투자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나F&I와 우리F&I는 NPL투자 업계 1, 2위를 나란히 하고 있는 곳이다.

NPL 전문 투자 계열사들의 그룹 내 존재감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실채권 투자 시장은 경기 불황기에 역설적으로 활황을 띈다. 한국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하고 은행권 연체율이 역대 최고를 찍고 있는 만큼 부실채권 투자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은행계 NPL 전문 자회사의 위험가중치를 완화해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룹 입장에서는 NPL 투자운용 여력이 확대돼, 경기 침체기 대형 NPL 전문 투자사를 보유한 금융그룹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하나F&I는 그룹 6위 계열사로, 우리F&I는 그룹 5위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하나F&I와 우리F&I의 순이익이 각각 168억원, 32억원을 기록하면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 128% 급증한 수치다. 특히 하나F&I는 작년 한해 벌어들인 순이익(280억원)의 절반 이상을 1개 분기만에 달성했다. 우리F&I는 첫 출범 2022년 직후 업계 2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하나F&I와 우리F&I의 실적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은 최근 3년 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국내 NPL 투자시장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불황이 깊어질수록 부실 자산이 싼 가격에 대거 쏟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국내 은행권 NPL 매각 규모는 2023년 5조5000억원에서, 작년 8조원으로 확대됐다. 올해도 NPL 투자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은행)의 1분기 말 NPL 규모는 총 12조61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7.7%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기록이다. 우리금융 측은 "최근 몇년 새 고금리, 고물가 등의 장기화로 인해 기업과 가계의 금융 부담이 증가한 결과"라며 "향후 2025년에도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후속조치에 따른 NPL 공급 지속으로 상당한 규모의 부실채권이 매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계 NPL 전문투자회사가 보유한 자산 위험가중치를 완화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실채권 자산의 위험가중치를 세분화해서 위험가중자산 규모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이 경우 그룹 내 기업금융 대출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 하나F&I와 우리F&I의 위험가중자산은 작년 말 기준 각각 3조5000억원, 1조2000억원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험가중치를 완화해줄 경우 NPL 자산을 보다 여유롭게 투자·운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그룹 기업금융 대출 여력 확대에도 일부분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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