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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격변의 시대, 총수의 승부수] 기술력·추진력·운 ‘삼박자’ 갖춘 정기선…트럼프발 기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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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5. 05. 01. 17:02

美 장관 울산 조선소 직접 안내…"美 조선 재건 힘 보탤 것"
3월 美 해사 등 방문…관계자 접촉 넓히며 기회 모색
1Q 분기 최대 영업이익…4월 2.5조 규모 일시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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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과 선박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산업 재건에 힘을 보태겠다."(4월 30일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 울산 HD현대중공업 방문 시 발언)

젊은 총수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으로 다가온 기회를 확실하게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확정과 맞물린 시기 수석부회장에 오른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펼쳐질 미국 조선 시장 흐름을 읽고 발 빠르게 액션플랜을 가동했다.

지난 3월 미국 출장길에 오른 정 수석부회장은 미국 해군사관학교, AI(인공지능) 기업 팔란티어,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업 테라파워 등을 잇달아 방문해 관계자들과 조선·해양 미래 기술 협력을 논의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방한한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에게 이지스함 건조 현장을 직접 안내하며 HD현대의 경쟁력을 어필하는 등 숨 가쁜 행보를 이어갔다.

정 수석부회장의 미국 시장을 향한 거침없는 발걸음은 HD현대가 다져온 기술력 자부심에서 출발했다.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과 아버지 정몽준 회장이 다진 기술력과 사업 노하우에 1982년생 총수의 젊은 감각과 빠른 판단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조선업을 향한 러브콜까지 더해지며 세계 시장을 개척하는 정 부회장의 발걸음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기선 설명 들은 美 장관 "HD현대 협력하면 美 함정 최고 성능 발휘"
1일 재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달 30일 방한한 미 해군성 존 펠란 장관에게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직접 안내하며 세계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 2번함 '다산정약용함' 등의 기술력을 소개했다. 정 수석부회장과 펠란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미 간 조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도 교환했다.

HD현대중공업의 상선 건조현장과 특수선 야드 등을 둘러본 펠란 장관은 "이처럼 우수한 역량을 갖춘 조선소와 협력한다면 적시 유지·보수 활동이 가능해져 미 해군 함정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펠란 장관의 이번 방문은 미국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천명한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해 군함부터 상업용 선박까지 다양한 조선 포트폴리오를 갖춘 HD현대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선박 수요가 많은 만큼 상선과 함정을 모두 만들 수 있는 HD현대와 한화오션을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양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수단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담은 행정명령서가 공개되자마자 이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미국 시장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1_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존 필린 미 해군성 장관과 함께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들을 소개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4월 30일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과 함께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들을 소개하고 있다./제공=HD현대
◇美발 호황 이미 시작…수주 목표 35% 달성·1분기 '최대 영업이익'
HD현대의 미국발 호황은 이미 시작됐다.

HD현대는 올 1분기 고부가 선박 매출 확대 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 사업 전반 호조세로 분기 최대 영업이익(1조2864억원, 전년 동기비 62.1%↑)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조869억원으로 3.5% 올랐다.

또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말 오세아니아 선사 등으로부터 컨테이너선 22척을 수주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나흘 만에 22척을 수주한 것으로 금액은 총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해당 수주로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치 35%를 달성했다.

업계는 HD한국조선해양의 이번 수주가 미국의 중국 고립정책에 대한 반사이익 측면이 크다고 풀이했다. 또 향후 HD현대를 비롯한 우리 조선사들의 수주가 더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컨테이너선의 경우 중국이 지난해 시장 90%가량을 점유하며 사실상 독점해 왔는데, 미국이 중국 선박에 대한 입항세를 부과하며 우리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수석부회장은 새 먹거리로 떠오른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을 만나 직접 HD현대의 함정 사업 현황과 기술력을 소개하며 수주 의지를 피력했다.

이 외에 정 수석부회장은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은 암모니아 추진선,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친환경 원료 운반·추진선 포트폴리오도 강화해 미래 시장을 선점한다는 포부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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