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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 위험한 친구 ‘쐐기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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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5. 08. 17:21

(36) 쐐기풀 그림
쐐기풀
"화백님, 조심하세요! 쐐기풀 정말 독하네요!!"

나와 함께 '잡초농원'을 만들고 있는 지역 후배 찬선 씨가 겁을 먹은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산책길에서 만난 쐐기풀을 잡초농원으로 고이 모셔왔는데 작업을 하다 쐐기풀이 피부에 닿은 모양이다.

쐐기풀의 잎과 줄기에는 수많은 가시가 돋혀 있다. 이 가시에 닿으면 쐐기나방 애벌레인 '쇄기'에 쏘인 것처럼 엄청난 통증을 느낀다. 피부가 벌겋게 부어 오르며 발열과 함께 심하게 따끔거린다. 이어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또한 참을 수 없을 정도다. 예민한 사람은 해가 바뀌어도 쏘인 시기가 되면 재발을 하는데, 때에 따라서는 그 기간이 10년이나 간다고 하니 정말 조심해야 할 일이다. 영어이름은 '네틀(nettle)'로 바늘이란 뜻의 'needle'에서 유래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무서운 쐐기풀도 한방에서는 산후 처방 약재로 사용했다. 모유 분비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어 예전에는 산모가 많이 복용했을 것이다. 의학이 발달한 현대적 시각으로 보면 참으로 큰 거리감을 느낀다.

쐐기풀은 섬유식물로 한때 매우 유용한 자원이었다. 아마(亞麻)나 삼, 목화(木花)가 등장하기 전까지 줄기의 껍질에서 섬유를 뽑아 천을 만드는데 쓰였다. 자원이 부족했던 예전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이렇듯 인간의 일상과 맞닿아 있었다. '잡초농원'이 거의 완성단계에 있다. 구경 오시는 분들은 쐐기풀을 정말 조심하시길!!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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