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개인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도재욱과 ASL 4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김민철이 만났다.
25일 오후 2시,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PlayX4 e스포츠 페스티벌)에서 ‘ASL 시즌19’ 결승전이 열렸다. 역대급 서사를 쌓으며 결승에 오른 두 선수의 만남이었기에 팬들의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도재욱을 응원하는 팬들은 열정이 가득했다. 압도적인 실력의 상대, 종족 역상성 등 불리한 요소도 많다. 개인리그 결승전에서 프로토스가 저그를 잡은 사례는 2007년 곰티비 MSL 시즌1에서 김택용이 마재윤을 3:0으로 제압한 '3.3혁명'이 유일한 사례다. 그래도 팬들의 기세는 뜨겁다.
도재욱을 응원하기 위해 평택에서 온 배영대(28)씨는 주 종족이 저그임에도 프로토스 도재욱을 응원했다. 배영대 씨는 "제가 도재욱 선수 유튜브를 좋아하기도 하고, 김민철 선수는 4연속 우승이다보니 응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많은 이들이 김민철의 승리를 예상하지만 도재욱은 언더독에 익숙하다. 배영대 씨는 "올라오는 과정이 모두 역배였다. 김명운을 상대했을 때도 역배였기에 결승에서도 역배가 터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스포츠계에서는 손흥민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비롯해 오랜기간 우승을 하지 못 했던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경우가 많다. 배영대 씨는 "손흥민 선수도 우승했는데, 지금은 우승의 계절이라고 생각한다.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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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온 유민성(28)씨. /이윤파 기자
현장에는 도재욱의 첫 우승을 기원하는 팬들이 많았고, 상대적으로 김민철을 응원하는 팬들은 극소수였다. 대략적인 비율만보면 약 9:1로 도재욱의 팬이 많았다.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광주에서부터 김민철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팬도 있었다.
이번이 스타크래프트 첫 직관이라고 밝힌 온 유민성(28)씨는 "김민철 응원하려는 사람이 얼마 없을까봐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철 선수가 원래는 김명운 선수에 살짝 가려진 느낌도 있었고, 시즌 15 전까지는 4강이나 8강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자주 보여 아쉬웠는데, 웅진시절부터 꾸준히 노력해 이 자리까지 오는 게 멋있다"고 밝혔다.
팬들의 응원 열기는 밀리지만 우승에 대한 자신감은 별개다. 유민성씨는 "객관적으로 7:3 정도로 앞서있다고 생각한다. 4:1로 승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처음으로 여자친구와 같이 직관 왔는데, 김민철이 꼭 우승하길 바란다"고 전했다.